이글…이글…‘우즈쇼’

입력 2008-06-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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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선두권을 달리던 영국의 리 웨스트우드가 18번홀(파5)에서 1m 거리의 짧은 버디 퍼트를 놓치고 1언더파 , 사흘 합계 2언더파로 라운드를 마쳤을 때 NBC 방송의 해설자 자니 밀러는 “USGA(미국골프협회)는 천재다. 어떻게 코스를 조정해 이븐파 스코어로 맞추는지 절묘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토리파인스 남코스도 16번홀까지 이븐파를 때렸던 타이거 우즈가 17번(파4), 18번 두 홀에서 3언더파 스코어를 작성할 줄은 미처 몰랐다. 우즈는 13번홀(파5)에서 한차례 갤러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드라이브 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빗나가 러프에서 트러블샷을 한 우즈는 200야드가 넘는 상황에서 5번 아이언으로 그린 위쪽 프린지에 볼을 날렸다. 홀까지는 23m의 긴 거리여서 홀에 가까이 붙이기만 하면 버디로 만족하는 상황. 더구나 모두가 어려워하는 내리막 퍼트였다. 우즈가 퍼트한 볼은 마지막에 왼쪽으로 휘며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글이었다. 우즈,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 갤러리 모두 동시에 한 마음이 돼 포효하고 함성을 질렀다. 자니 밀러는 “골퍼 한명이 갤러리들을 흔들 수 있는 선수는 우즈뿐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즈는 14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해 스코어는 이븐파로 내려갔다. 15번(파4), 16번홀(파3)에서 어렵게 파를 세이브한 우즈는 17번홀에서 시도한 칩샷이 한차례 튀기고 바로 홀컵으로 골인해 버디를 작성했다. 우즈도 빙그레 웃으며 행운을 기뻐했다. 마지막 18번홀. 토리파인스 남코스에서 가장 쉬운 이 홀에서 우즈는 1,2라운드 모두 파로 마감해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5번 우드로 때린 세컨드 샷이 그린에 올라가면서 기회를 잡았다. 18번홀이 쉽기는 하지만 이날 깃대를 어려운데 꽂아 선수들이 퍼트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우즈는 ‘ㄱ’자로 꺾이는 내리막 퍼트를 홀컵으로 집어넣어 또 하나의 이글을 추가하며 웨스트우드를 제치고 3언더파 210타로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우즈는 그동안 13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최종일 챔피언조로 라운드를 했을 때 한차례도 역전을 허용치 않았다. 이 기록이 제108회 US오픈에서도 이어질지가 관심거리다. 3라운드를 마치는 동안 언더파 스코어는 우즈(-3), 웨스트우드(-2), 45살의 베테랑 로코 메디에이트(-1) 3명만이 작성했다. 3라운드 동안 오버파를 기록하지 않은 유일한 선수는 웨스트우드다. 첫날 1언더파, 둘째날 이븐파, 셋째날 1언더파를 작성했다. 1라운드까지 우즈와 함께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필 미켈슨은 이날 처음 드라이브를 잡았으나 번번이 페어웨이를 빗나가 합계 9언더파 222타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미켈슨은 안방 토리파인스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웠지만 13번홀에서 4차례나 홀을 공략한 칩샷이 흘러 내려가고 3퍼트를 기록해 이 홀에서만 4오버파로 자멸했다. 전날 3언더파로 선두를 달렸던 호주의 스튜워트 애플비도 그린의 심술에 울고 말았다. 5번홀에서는 버디 찬스가 더블보기로 끝나 공동 19위로 처졌다. 줄곧 선두를 달렸던 로코 메디에이트는 그린 주변의 러프에서 땅을 쳤다. 12번홀까지 4언더파였던 메디에이트는 15번홀에서 어프로치 샷이 반대편 벙커로 빠져 4온 끝에 투 퍼트로 마감, 더블보기를 기록해 무너졌다. 홀컵의 깃대가 가장 어려운 곳에 꽂히는 최종일. 누가 마지막으로 웃을지 토리파인스 그린만이 알고 있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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