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인생30년,남경읍“원더걸스만so hot?나는야뜨거운남자”

입력 2008-06-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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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처진 눈초리, 해맑은 웃음으로 뛰어난 미성을 뽑아내는 조승우. 스태프들의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는 정성이라고 겸손히 말했지만 거만할 정도로 완벽히 무대를 압도하는 황정민… 우리가 그들을 만날 수 있게 된 이유는 따로 있다. 팬들의 마음을 콩닥콩닥 설레게 한 지금의 스타들을 ‘배우’로 성장시킨 사람. 계원예고· 송원대학· 남뮤지컬 아카데미 등의 선생님. 한국의 뮤지컬 교육가 남경읍 덕분이다. 그가 있어 우리는 걸출한 연기력을 뽐내는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세간에는 배우 남경주의 형으로도 유명하고, 배우들의 수상 소감에 자주 등장하는 그야말로 뮤지컬 계의 ‘거성(巨星)’이다. 28일(토), 29일(일) 이틀 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리는 ‘I am 남 Sam’은 바로 남경읍의 데뷔 30주년을 맞이해 제자들이 준비한 콘서트다. 박건형, 조승우, 김다현, 오나라 등 뮤지컬 스타들이 모두 모인다. ‘사랑은 비를 타고’, '맨오브라만차’, ‘레미제라블’, ‘지킬앤하이드’ 등 인기 뮤지컬 곡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남경읍의 데뷔 30주년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꿈이 있으면 좌절은 자연적으로 극복이 된다.” 1978년부터 뮤지컬의 꿈을 품은 남경읍은 30년을 되돌아 봐도 여전히 꿈이 많은 배우다. 배우를 배우이게 만드는 힘을 그는 “뜨거움”이라고 말했다. ‘원더걸스’만 ‘소핫(so hot)’한 게 아니다. 남경읍이야말로 뜨거운 걸로 따지면 국내외 상위 1% 성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뮤지컬 ‘터널’을 할 때는 아크로배틱을 배웠고, ‘명성황후’를 할 때는 뭔가 다른 대원군을 보여주려 했고, 이번 콘서트에는 피아노에 도전했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에 목마른 남경읍은 ‘I am 남 Sam’ 공연에서 정통 클래식을 연주할 예정이다. 선생이지만 학생처럼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운다. 그는 “제자들이 나보다 덜 뜨겁기 때문에 혼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중년이란 나이도 무색하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남경읍은 진한 자줏빛 티셔츠를 입고 담쟁이덩굴 앞에 서 있었다. 멀리서 보인 ‘실루엣’ 조차도 ‘포스’가 느껴지는 배우였다. 계원예고 선배인 조승우의 누나가 어느 날 남경읍이 차에 기대 담배 피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는 게 다 일리가 있다. 그는 여전히 순수하고 젊다. “편이 들어가는 것은 다 좋지 않다. 편견, 편식, 편애…” 배우란 모름지기 순금처럼 때가 묻지 않은 채 무엇이라도 표현하며, 열린 생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언제나 학생들에게 “연기하려고 들지 말고 즐겨라!” 강조하는 남경읍, 그의 가르침을 받은 배우들은 지금 종횡무진 무대 위를 즐기고 있다. 인터뷰를 끝낸 그는 기자에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추천해주었고, 기자는 그 날 밤부터 ‘시학’을 읽기 시작했다. 비극도 쾌감을 제공한다? “삶이 꼭 좋다. 나쁘다. 양 칼로 재단할 수 없다”는 것을 들려준 ‘남 Sam’의 인터뷰가 시학에도 묻어 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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