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인은웃기다?“편견깨드릴께요”

입력 2008-07-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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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정웅인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웃음이다. 인기 시트콤 ‘세 친구’, 1, 2편 합쳐 10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기록한 ‘두사부일체’ 시리즈.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코믹영화들. 코미디언 이상으로 오랫동안 우리에게 많은 웃음을 줬다. 하지만 정웅인이 연기를 자세히 보면 발성의 깊이가 다르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다. 망가지는 장면에서도 눈빛 하나까지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그는 대학 시절 연극무대에서 깊은 발성으로 촉망받던 연극과 학생이었다. 하지만 불러주는 곳이 많지 않아 여기저기서 단역을 했다. 그러다 시트콤과 코믹영화로 밥벌이를 시작했다. 사실 그동안 실험적인 영화 ‘마법사들’, 스릴러 ‘써클’ 등에서 정극 연기도 많이 했다. 하지만 대다수 관객들에게 정웅인은 코믹배우다. 그가 대학 선배 성지루와 함께 주연한 영화 ‘잘못된 만남’(7월 10일 개봉)은 두 배우 연기 내공의 깊이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애써 웃기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웃음이 배어나오고 짠한 눈물도 있는 영화다. 카페에서 만난 정웅인은 신문을 뒤적이며 다른 한국 영화 개봉성적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는 “처음 코믹 연기를 한 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생존이었다”며 “‘잘못된 만남’이 새로운 변화의 첫발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잘못된 만남’은 3년 째 의식 없이 병상에 누워있는 아내 뒷바라지에 빚에 쫓겨 낙향한 경찰이 철천지 원수인 고향친구와 만나 시작되는 해프닝을 그렸다. 정웅인은 아들에게 웃는 얼굴 보이려 애쓰고, 10년 만에 만난 친구 앞에 당당한척 하지만 병상에 있는 아내와 병원비 걱정에 쓰러지기 직전인 아픔을 표현해야했다. 하지만 그는 격한 눈물보다 지친 모습으로 깊은 슬픔을 대신했다. “연극 배우 시절 아버지가 큰 수술을 하고 오래 병원에 계셨다. 몇 안 되는 관객 앞에서 공연을 끝내고 병원에 가면 어머니가 밤새간호에 지쳐 쓰러져계신 모습을 보며 산 사람이 먼저 살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 때 마음이 이번 영화에서 많이 떠올랐다” 정웅인은 학창 시절부터 연기 잘하기로 유명했던 선배 성지루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아버지를 떠나보냈던 슬픔이 떠오르는 애절한 연기를 하며 코믹 외에 다양한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사실 코믹이 가장 어렵다. 앞으로 등한시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 장르에 내가 편중돼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변신을 준비 중이다”며 크게 웃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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