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나면강해진다200m-1500m도자신”

입력 2008-07-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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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경쟁자들기록좋지만내가반드시이긴다”
“입에 물 들어간다. 웃지 말고 해.” 노민상 감독의 고함소리에 박태환(19·단국대)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박태환은 자유형 대신 평영을 하고 있었다. 금메달을 위한 특별훈련일까. 베이징올림픽 개막 D-30일을 맞아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사진기자들을 위해 노 감독이 꾀를 낸 것이었다. 자유형에서는 숨을 옆으로 쉬기 때문에 박태환의 얼굴을 담아내기가 힘들다. 하지만 순진한 박태환은 어색할 법도 한 평영도 열심이다. 노 감독은 “(박)태환이는 내막도 모르고 자기를 위해서 훈련시키는 줄 알고 있다”고 했다. 7세 때부터 박태환을 가르친 노 감독은 “초등학교 3학년 때는 개인혼영 200m에서 유년부(초등학교 4학년 이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면서 “태환이는 수영에 있어서는 천재”라며 웃었다. 수영천재는 시련을 통해 단단해졌고, 이제 겸손과 자신감까지 갖췄다. 이제 남은 것은 베이징에서의 대관식 뿐이다. 박태환은 4년 전 아테네올림픽을 떠올리며 “그 때의 기억이 수영인생의 큰 자산이 됐다”고 했다. 대청중학교 3학년 시절, 한국수영사상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박태환은 자유형 400m예선에서 버저가 울리기도 전에 물에 뛰어들었다. 부정출발로 실격 처리된 뒤 2시간 동안 탈의실에 숨어있었다. 그 때 ‘다음번에는 꼭 정상에 서리라’고 다짐했다. 4년 만에 박태환은 ‘국가 대표 중에 대표’가 됐다. 온 국민의 기대에 ‘으쓱’할 만도 하지만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 경쟁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올림픽에 나오는 모든 선수들이 라이벌”이라고 했다. 한 순간도 방심하지는 않지만 ‘내가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은 충만했다. 박태환의 시즌기록은 미국대표선발전 이전까지 2위(3분43초59)였다. 1위는 3분43초15의 그랜트 해켓(호주). 하지만 미국대표선발전에서 라센 젠슨(3분43초53)과 피터 밴더케이(3분43초73), 에릭 벤트(3분43초92) 등 3명이 43초대 기록을 냈다. 시즌랭킹도 젠슨에 이어 3위로 한 단계 하락. 경쟁자들의 최근 기록이 좋아진 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박태환은 “나 역시 (동아수영대회에서) 아시아기록을 세울 때보다 더 강해졌다”면서 “200m와 1500m도 자신 있다”고 했다. 남은 기간은 한 달. 노 감독은 “이제 몸이 완성 단계에 있다”면서 “21일경부터는 컨디션 조절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박태환은 지구력 훈련을 마치고, 현재 스피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태릉=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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