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해밀턴드라마’양키스타디움도울었다

입력 2008-07-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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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올스타게임
15일(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8올스타게임 홈런 더비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의 저스틴 모노가 ‘홈런킹’에 올랐다. 그러나 이날 홈런 더비의 주인공은 텍사스 레인저스의 외야수 조시 해밀턴이었다. 해밀턴의 ‘미러클 스토리’는 양키스타디움에서도 또 한번 이어졌다. 한편의 드라마처럼 스토리는 완벽했다. 양키스타디움을 찾은 5만여 관중은 해밀턴에 환호하며 그의 감동적인 인간스토리를 더욱 빛나게 해줬다. ○ 홈런 더비 1라운드 28홈런 신기록 해밀턴은 약물과 알코올 중독을 이겨내고,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다. 전반기에 타율 0.310, 홈런 21개, 타점 95개로 트리플 크라운에 가까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도 홈런 더비 신기록을 세우고, 배팅볼을 71세의 고교 은사가 던진 까닭에 양키스타디움 쇼의 스포트라이트는 온통 해밀턴에게 쏟아졌다. 양 리그 8명이 출전한 홈런 더비 콘테스트 1라운드에서 무려 28홈런으로 신기록을 수립했다. 종전 기록은 2005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코메리카파크에서 24홈런을 때린 보비 아브레우가 갖고 있었다. 해밀턴은 그러나 최종 라운드에서는 지친 탓인지 1, 2라운드 합계 32개에 이어 고작 3개를 보태는 그쳐 아브레우의 홈런 더비 최고 기록 42개에 미치지 못했다. 홈런 더비는 2라운드에 4명, 최종 라운드에 2명이 진출해 라운드별 10아웃으로 진행된다. 해밀턴은 최종 라운드에서 다소 지친데다 심리적 압박감도 느껴 6개를 날린 모노에게 홈런킹 타이틀을 양보했다. 모노는 1, 2라운드에서 17개를 때렸다. ○ 71세의 고교 은사 ‘배팅볼 투수’로 더구나 해밀턴의 배팅볼 투수는 71세의 고교 은사 클레이 카운실로 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홈런 더비 출전이 확정된 뒤 해밀턴은 노스캐롤라이나 랄리에 있는 은사 카운실에게 전화를 걸었다. 요즘 무엇하고 있느냐고 묻자 “아이들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고 했다. 해밀턴이 “그러면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홈런 더비 때 배팅볼을 던져줄 수 있느냐”고 제안했고, 카운실은 제자의 초청을 받아들였다. 카운실은 해밀턴의 초청에 기절할 뻔했다고 한다. 카운실이 “양키스타디움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질 것 같다”고 해 해밀턴이 “의료진이 다 준비돼 있으니 걱정말라”고 위로했다. 해밀턴과 함께 양키스타디움 최고의 주인공은 지금도 노스캐롤라이나 랄리의 한 야구장에서 어린 학생들을 위해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는 클레이 카운실이었다. ○ 계속되는 미러클 스토리 조시 해밀턴은 1999년 고교 졸업 당시 ‘파이브 툴(Five tool) 플레이어’로 꼽혔다. 신생팀 탬파베이 레이스는 해밀턴을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했다. 켄 그리피 주니어, 알렉스 로드리게스 등이 전체 1번으로 지명된 선수들이다. 당시 탬파베이는 사이닝 보너스로 해밀턴에게 거금 400만달러를 줬다. 그러나 이때부터 거금을 흥청망청 쓰면서 해밀턴의 인생은 망가졌다. 약물에 빠지고 알코올에 취했다. 2002년 이후에는 약물 테스트에 적발돼 징계와 부상자 명단에 오르내리면서 아예 야구를 포기하다시피 했다. 2006년 겨울 윈터미팅에서 룰5 드래프트에 올라온 해밀턴을 시카고 컵스가 지명한 뒤 신시내티 레즈에 현금을 받고 트레이드했다. 2007년 90게임에 출장, 홈런 19개를 때리며 옛 기량을 회복했다. 그러나 신시내티는 투수가 필요해 에딘슨 볼케스와 맞트레이드했다. 2008년 최고의 윈-윈 트레이드로 꼽혔고, 둘은 나란히 올스타게임에 선발돼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올시즌 MVP로 해밀턴을 꼽고 있다. 해밀턴의 미러클 스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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