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선수도유공자예우”

입력 2008-07-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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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취임식을 가진 홍준표(54·사진) 대한태권도협회장은 정치인답게 역시 달변가였다.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현란한 언변과 각종 정책들로 박수갈채를 유도했다. 진정으로 박수받을 만한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번지르르한 말 속엔 구체성이 떨어지거나 말과 행동이 달라 비난을 자초한 부분도 있었다. ○ 태권도를 대한민국 최고 가치 브랜드로 “태권도를 통해 정치적으로 성장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전제한 홍 회장은 “태권도를 다시 일으켜 대한민국 최고 가치의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젊은 태권도인들이 세계 전역에 나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태권도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훈련이나 경기 중 부상하거나 사망한 경우 국가유공자 예우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14일 국가유공자예우지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이는 대표선수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경우 유족들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조치이며, 9월 정기국회 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협회의 대대적인 내부개혁을 언급하면서, 파벌을 없애고, 회계를 투명하게 하며, 심판 판정을 공정하게 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박수가 쏟아진 것은 당연했다. ○ 태극전사는 들러리가 아니다 홍 회장은 “모든 역량을 베이징올림픽에 집중하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좋은 의미이고, 회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말이다. 그런데 이날 취임식장 맨 끝줄에는 7명의 태권도 대표선수 및 코칭스태프가 자리했다. 20여일 앞두고 있는 태극전사들이 한창 땀 흘리거나, 상대 전력을 분석할 시간에 취임사를 듣고 있는 모습은 ‘베이징올림픽에 올인하겠다’는 회장의 말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명분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격려금을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격려금을 받기 위해 금쪽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은 누구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격려금은 제 3자를 통해 전달해도 충분하다. 돈 봉투를 받아들고 단상에 서서 일일이 사진촬영에 응한 태권도 태극전사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 프로태권도협회 창설? 가장 흥미를 끈 뉴스는 프로태권도협회의 창설이다. 홍 회장은 “태권도가 너무 재미없다. 게다가 국내에서 중계되는 해외 격투기(K1, 프라이드 등)의 중계권료가 굉장히 비싸다”면서 프로태권도협회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태권도가 재미없다는 사실만으로, 또한 중계권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무작정 프로화를 해야한다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이 아닐까. 이제 갓 첫발을 뗀 만큼 과시적인 코멘트 보다는 작지만 의미있는 방안, 그리고 실현 가능성과 구체성을 띈 프로젝트를 내놓는 것이 회장이 갖춰야할 자세가 아닐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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