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생활’최민수“안내려가!세상이무릎꿇기전에는”

입력 2008-07-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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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 칩거? 모두 세상이 만들어낸 말일 뿐이다.” 16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46번 국도 위에서 배우 최민수는 그렇게 말했다. ‘애마’ 바이크를 옆에 세워두고 그는 잠시 길 위에서 휴식 중이었다. 그가 머물고 있다는 산 속 거처 인근의 주민들에 따르면 늘 그 곳에 들른다고 했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찾아갔다. 최민수는 한참을 망설이며 이야기를 거부했다가 결국 말문을 뗐다. “난 은둔하거나 도피하거나 숨어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내 자리에, 자연 속에 있을 뿐이다. 바이크 타고 여기저기 바람도 쐬러 다니곤 한다.” ‘언제 다시 돌아올 것이냐’는 물음에 그는 “안 내려가! 세상이 무릎 꿇기 전에는”이라고 ‘도발적’으로 들릴만한 답변을 알 수 없는 미소와 함께 내놨다. ‘사건은 이미 무혐의 처분으로 잊혀진 일이 된 마당에 결백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냐’고 묻고 싶었다. “무엇이 잊혀졌다는 거냐….” 그리고 한동안 말이 없던 최민수는 “사실과는 상관없는 일이 되고 말았다. 세상의 오해 속에서 난 이미 그런 사람이 됐는데…. 먼지가 싫다. 그저 자연 속에 있고 싶다. 발길이 닿다보니 산이었을 뿐이다”고 말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세상이 잊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일까. 그는 자신에 얽힌 세상사와 상관없이 자신은 자신일 뿐이라고 말했다. “내 모든 것이 여기까지라고 생각했을 때, 가장 견뎌내기 힘든 순간에 얻는 축복을 아는가. 축복은 정말 힘들 때 일어날 수 있게 하는 지혜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별일이 아닐지 모르지만 당사자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 있는 것 아니냐. 난 지금 그렇다”는 말로 심경을 에둘러 표했다. 여전히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최민수는 말했다. “나는 지금 나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3라운드 중이다. 사건 이후 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실인 양, 당연한 듯 받아들였을 때였다. 죄송하다는 말 이외에 나는 침묵했다. 그것이 1라운드였다. 그리고 다시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 때도 나는 침묵했다. 여전히 나는 침묵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3라운드다“고. 그는 지금의 침묵을 견뎌내고 즐길 뿐이라고 했다. “살아있음으로 이겨나가야 할 즐거움 같은 것이다. 내 방식대로 즐기고 있다. 위기와 고난과 힘듦이 닥쳐왔지만 그걸 헤쳐나가는 의지 같은 것 말이다.” 캐나다의 처가로 간 두 아들이 보고 싶지 않으냐고 물었다. “매일 아이들이 놓고 간 장난감을 보며 웃는다”며 “어느 세상에서든 아이들은 우리 책임이다. 아이들은 소중하다”고 말했다. 잘 아는 지인은 그가 사건 당시 “세상의 많은 아이들, 자신의 아이들을 떠올렸다”면서 “아이들에게 보였을 모습을 생각하며 무릎을 꿇었다”고 전했다. 그가 말한 ‘세상이 무릎을 꿇는다는 것’의 의미는 자신의 결백함 혹은 무고함을 입증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온전하게 ‘최민수를 최민수로 바라봐달라’는 것은 아니었을까. 여전히 그는 바이크와 함께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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