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어의날카로움비바람도뚫었다

입력 2008-07-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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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은 죽지 않았다. 비바람 속에서도 베테랑의 샷은 살아 있었다. 호주의 그렉 노먼이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전성기의 실력을 뽐냈다. 1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버크데일 골프장(파70, 7180야드)에서 열린 제137회 브리티시오픈 2라운드에서 노먼은 버디 3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를 기록했다. 전날 버디 2개, 보기 2개로 이븐파를 기록한 노먼은 이틀 합계 140타로 젊은 스타들을 제치고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악천후 속에서 펼쳐진 1,2라운드는 골프라는 스포츠의 특성을 보여줬다. 비와 바람 등 자연을 거슬리지 않고 순응하면서 경기를 펼쳤던 골프 본연의 모습이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은 참고 참으며 위기를 버텨내야 했다. 85년 챔피언 샌디 라일은 1라운드서 10번 홀까지 45타를 친 뒤 경기를 포기해버릴 정도였다. 7,8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고 9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던 라일은 “잔인한 골프코스”라며 그린을 떠났다. 그러나 53세의 노먼은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답게 침착했다. 2라운드에서 여러 차례 위기상황을 극복하며 경험의 힘을 과시했다. 특히 18번(파4) 홀에서 2온에 성공한 뒤 버디 퍼트가 그린을 넘어가 위기에 몰렸지만 6m짜리 파 퍼트를 홀에 집어놓는 집중력을 과시해 갤러리들의 박수세례를 받았다. 노먼은 86년과 93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살아 있는 전설이다. 1986년부터 1997년까지 PGA투어에서 20승, 각종 국제 경기까지 포함하면 총 86번의 우승을 기록했다. 무려 331주 동안이나 세계랭킹 1위를 달린 최고의 골퍼이기도 하다. 현재 노먼은 의류회사인 그렉 노먼 컬렉션과 골프용품회사인 맥그리거, 와인회사, 인터넷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성공한 사업가로도 유명하다. 2007년 9월에는 23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아내 로라 앤드래시와 결별하며 1억 3000만 달러(약 103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 위자료를 지급하고, 왕년의 테니스 스타 크리스 에버트와 바하마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하지만 골퍼로서 노먼은 메이저 대회와의 악연으로도 더 유명하다. 무려 7번이나 메이저 대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1987년 마스터스에서는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상대였던 래리 마이즈가 50야드 칩샷을 성공시켜 뼈아픈 패배를 당했고, 1996년 마스터스에서는 4라운드에서 무려 6오버파로 자멸하며 닉 팔도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올 시즌 PGA투어에 세 차례 출전해 모두 컷오프를 당했던 노먼이 컷 통과는 물론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새로운 역사를 쓸지 궁금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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