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킹’빠진PGA,우승순도몇%?

입력 2008-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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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불스는 1990년대 마이클 조던과 함께 ‘다이너스티(왕조)’를 이뤘다. 91년부터 98년까지 8년 사이 6차례 NBA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시카고 우승 연표를 보면 뚜렷한 특징이 나타난다. 91년∼93년, 96년∼98년 3연패를 두차례나 일궈냈다. 94년과 95년 우승 기록에이빨이 빠져 있다. 그 이유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한차례 은퇴를 했기 때문이다. 조던은 93년 7월 부친 제임스 조던의 총기 사망에 충격을 받은 데다 농구에 열정이 식어 이 해 10월에 첫 번째 은퇴를 선언했다. 미국의 슈퍼스타들은 은퇴번복이 빈번하다. 이듬해 조던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마이너리그에서 뛰며 농구 외도를 하기도 했다. 바로 조던이 은퇴를 한 시기에 서부 컨퍼런스의 휴스턴 로키츠가 두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나이지리아 축구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미국에서 농구 유학을 한 휴스턴 센터 하킴 올라주원은 탁월한 풋워크와 턴어라운드 슛으로 팀을 2년 연속 NBA 정상에 올려놓았다. 휴스턴 로키츠는 94년, 95년 프랜차이즈 사상 처음으로 정상을 밟았다. 센터 올라주원이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 그러나 과연 ‘농구황제’인 마이클 조던이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다면 우승할 수 있었을까. NBA 역사는 휴스턴의 우승을 마이클 조던의 은퇴 공백기에 거둔 것으로 기록돼 있다. 21일(한국시간) 제137회 브리티시오픈은 아일랜드의 파드리그 해링턴을 다시 한번 챔피언으로 탄생시켰다. ‘디 오픈’이 열리기 전 우승 후보는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였으나 이번에도 메이저 대회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99년 PGA 챔피언십에서 19살의 나이에 타이거 우즈를 위협했던 가르시아는 메이저 대회 두차례 2등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 해 마지막홀에서 1m짜리 퍼팅을 놓쳐 연장전에서 해링턴에게 클라렛 저그를 빼앗겼다. 많은 골프팬들은 올 브리티시오픈과 PGA 챔피언십 두 메이저 대회는 별표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불참한 대회라는 것을 명시하자는 것이다. 우즈는 지난 6월 US오픈 우승 후 무릎 수술로 잔여 시즌을 포기했다. 따라서 브리티시오픈과 PGA 챔피언십은 우즈 없는 김빠진 대회가 된 게 사실이다. PGA 챔피언십은 우즈가 전년도 챔피언이다. 우즈의 출전여부는 다른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골프는 자신감인데 스스로 우승후보가 될 수 없다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거꾸로 우즈의 불참은 누구든지 챔피언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더구나 올해 우즈의 상승세는 한 시즌에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있었을 정도로 ‘언터치어블’이었다. 94,95시즌 마이클 조던이 없는 상황에서 휴스턴이 우승한 것 처럼 2008년 브리티스오픈과 PGA 챔피언십은 우즈 없는 대회의 우승자로 순도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있건 없건, ‘골프황제’ 우즈가 부상으로 불참을 했던 이와 상관없이 우승은 고귀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초창기 16개팀의 우승이나 30개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나 모두 값지고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사실 ‘별표’ 운운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지나지 않는다. 해링턴의 ‘디 오픈’ 우승에 축하를 보낸다. 문상열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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