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나라시’흑차“올림픽미워!”…집중단속에급격히감소

입력 2008-08-03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도심의 밤거리를 누비던 ‘나라시’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불법영업 자가용을 속칭하는 말인 ‘나라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밤 12시를 넘긴 주당들의 ‘발’이 되어 주었다. 물론 ‘고마운 마음’은 내릴 때 지갑을 열면서 싹 사라지는 것이 흠이었지만. 중국에도 ‘나라시’가 있다. 중국말로는 ‘헤이처’라 하는데 한문으로는 ‘흑차(黑車)’라 쓴다. 이름에서부터 어딘지‘어둠’스럽지 않은가. 중국 시장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헤이처 역시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의 경우 이미 헤이처의 수가 택시 수의 3분의 1을 초과했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의 ‘나라시’와 달리 헤이처를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은 꽤 따뜻한 편이다. ‘불법’의 이미지보다는 ‘편하고 싸다’는 쪽이 강하다. 장소에 따라 미리 가격을 흥정하고(당연히 미터요금기가 없다) 출발하기 때문에 도로가 막혀도 요금이 올라갈 걱정이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 헤이처들이 ‘불법’인 주제에 차량 겉에 ‘환영합니다’ ‘안전제일’ 등의 문구를 당당히 써 붙이고 다닌다는 점이다. ‘니 더 펑요우(당신의 친구) ○○○’ 따위의 명함을 파고 다니는가 하면, 정식 기사처럼 모자를 쓰고 다니기도 하고 단골이 되면 자가용 기사라도 되는 양 친절하게 굴기도 한다. 수완 좋은 헤이처 기사들은 일반 택시 기사들보다 훨씬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 물론 불법영업인 만큼 단점도 많다. 우선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 보험혜택은 물론 없다. 처음에 기사와 흥정했던 가격과 도착했을 때가 달라 언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불법인 만큼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동네 주위나 경찰이 없는 곳을 주로 운행하며 번화가 쪽은 잘 가려고 하지 않는다. ‘간’이 큰 헤이처는 베이징 공항까지 원정을 나오기도 한다. 이런 헤이처는 바가지 쓰기 십상이니 반드시 택시를 타기 전 내부에 미터요금기가 있는지 확인할 것. 특히 외국인들이나 여성들은 헤이처 이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헤이처 영업에 대한 엄격한 단속에 나서자 헤이처는 서민들의 또 다른 발이 되어 온 삼륜차와 함께 급격히 베이징 시내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소식이다. 헤이처든 나라시든, 불법의 말로는 대략 비슷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