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베이징 사격장을 메운 관중들은 시상대에 오른 세 여인의 모습을 숨을 멈춘 채 지켜보고 있었다. 미묘한 긴장감이 경기장을 휘감은 가운데 차례로 메달이 수여되고, 우승국 중국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윽고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두 여인이 환한 미소와 함께 포옹하며 서로의 볼에 입을 맞췄다. 경기장의 관중들과 TV를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본 세계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전장의 포연 속에서 한 송이 올림픽의 백화가 피어나는 고결한 순간이었다.
이날 여성 10m 공기권총부문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두 사람은 나탈리아 파데리나(32·러시아)와 니노 사루크바체(39·그루지야).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시피 이들의 조국은 현재 남오세티아 독립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주말부터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의 대결은 일찌감치 세인들의 초미한 관심을 받고 있었다. 일부 언론들은 이들의 승부를 두고 “러시아-그루지야가 올림픽에서 총격전을 벌인다”는 식의 입빠른 제목을 달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그루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 거주하며 두 아이의 엄마인 사루크바체는 “바람 앞의 등잔 처지가 된 조국에 대한 걱정으로 간밤에 한숨도 자지 못했지만 스포츠 안에서 우리는 언제나 친구로 남을 것이다. 어떤 것도 우리의 우정을 해칠 수 없다”고 말했다.
파데리나 역시 “우리는 오랫동안 함께 방아쇠를 당겼다. 그녀는 소련을 위해 총을 쏜 적도 있다. 우리는 오랜 친구이며, 정치적인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 스포츠는 정치가 아니다”고 사루크바체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사루크바체는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USSR(구 소련)의 대표선수로 출전해 25m 권총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베테랑 선수이다. 이번에 획득한 동메달은 그녀가 조국 그루지아에 안긴 첫 메달이기도 하다.
사루크바체는 “정치인들은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만약 세상이 오늘 나의 행동으로부터 뭔가를 배울 수 있다면 전쟁은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조국의 암울한 현실을 떠나 보여준 두 여인의 순수한 올림픽 정신은 IOC에게도 감동을 안겨줬다. IOC의 지젤 데이비스 대변인은 “오늘 우리가 목격한 장면은 우정과 존경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살아있게 만든, 선수들의 진정한 표현이었다”고 언급했다.
8일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 전쟁이 발발하자 비탄에 잠긴 그루지야 선수들은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9일 오전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선수단에게 전화를 걸어 ‘동요하지 말고 국가를 위해 베이징에 남아 경기에 전념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그루지야와 함께 러시아 선수단도 일정에 차질 없이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뜻을 IOC에 전해왔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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