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백신동원약물흔적감춘다…도핑피하는교묘한신종기법

입력 2008-08-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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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은 운동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게 할 목적으로 심장흥분제, 근육증강제 등의 약물을 먹거나 주사 등의 처치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범죄과학수사 전문가이자 법의곤충학자인 독일의 마르크 베네케는 그의 저서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서 도핑을 피하려는 올림픽 선수들의 수법에 대해 이야기 했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규정에 의하면 모든 선수들은 누구나, 언제라도 검사해 응해야 한다고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사정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검사 요구를 받은 선수들은 일단 지금은 오줌이 나오지 않는다고 버티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오히려 혐의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좀 더 교묘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검사관들이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는 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꼽을 수 있다. ① 여자 선수들은 도핑 물질이 조금도 들어있지 않은 다른 사람의 오줌으로 채운 콘돔(일명 페모돔)을 질 속에 넣어둔다. 그러고는 이것을 길게 길러둔 손톱으로 찢는다. 그럼 체온과 같은 따듯한 오줌이 흘러나오게 된다.(가장 유명한 사례는 ‘플로조’라는 애칭을 가진 세계기록 보유자인 여자 육상선수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로 그녀는 색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칠한 긴 손톱으로 ‘페모돔’을 찢곤 했다.) ② 남자 선수들은 검사관이 눈치 채지 못하게 겨드랑이 밑에 오줌 봉지를 차고 있다가 성기에 부착해 놓은 고무관을 통해 배출한다.(공포영화에서 써먹는 낡은 수법이다.) ③ 무식한 건지 용감한 건지 모를 선수들은 성기의 요도에 일명 ‘카데터’라고 하는 관을 박아놓고 거기에 도핑 물질이 없는 남의 오줌을 흘려 넣어 자신의 방광에 저장해두기도 한다. 마취도 안 한 상태에서 이런 짓을 하면 몹시 고통스럽기 때문에 아주 드물게 쓰이는 방법이다. 물론 이런 남의 오줌에서는 오줌 기증자의 유전자가 함께 검출되기 때문에 책임을 모면할 수는 없다. 선수들에게서 확인한 DNA와는 전혀 다른 DNA가 검출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것이 고전적인 도핑 방법이라면, 이를 뛰어넘는 신종 도핑이 등장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의학 전문가 로빈 파리소토 박사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신종 도핑을 사용하는 선수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④ 신종 도핑의 대표적인 방법은 DNA 백신을 문신처럼 피부에 바늘로 찔러 넣기와, 에리트로포이에틴(근지구력 강화제로 금지 약물이다)의 4세대 변형 판 주입, 비아그라를 웃음 가스(아산화질소로 몸을 이완시키고 긴장을 풀어주며 통증 완화효과가 있다)와 함께 먹기 등이다. 독일 암연구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DNA 백신을 피부에 문신처럼 찌르는 방법은 정맥 주사나 근육 주사보다 16배의 효과가 있다. 진동하는 문신 바늘이 몸의 면역 체계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몸의 반응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파리소토 박사는 “이 신종 도핑법을 판별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 수 있다. 여기에 사용하는 약물을 선수들이 소량만 사용한다면 레이더로 도핑 테스트를 할 때 약물이 날아가기 때문”이라고 경계했다. 합법적인 의약품이 비아그라도 신종 도핑에 악용된다. 비아그라는 혈관을 확장하고, 산소 이동을 증가시키고,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 발기부전 치료제로 이용된다. 하지만 일부 운동선수는 침대 대신 경기장에서 이 약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웃음 가스와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고 믿는다. EPO(근육에 적혈구가 충분한 양의 산소를 공급해서 경기력이 10% 이상 향상) 또한 금지 약물로 규제되고 있지만 이와 유사한 헤머타이드 같은 근지구력 강화제가 등장하면서 일부 선수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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