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동지이자자매,‘이미숙-김민희’브라운관서만나니적

입력 2008-09-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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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김민희월화극시청률전쟁
연기자의 무대는 넓다. 시청자 혹은 관객을 사로잡기 위해 의기투합했더라도 무대를 옮기면 경쟁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호흡이 짧은 드라마의 경우 연기자들을 두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란 말이 자주 들린다. 물론 연기에 있어서다. 현재 MBC와 KBS 2TV가 방송 중인 월화극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연출 김진만)과 ‘연애결혼’(극본 인은아·연출 김형석)의 주인공 이미숙, 김민희가 이에 해당하는 연기자다. 1월 개봉한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통해 상반된 성격의 자매로 등장, 관객에게 시원한 웃음과 시큰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두 배우가 드라마로 나란히 무대를 옮기더니 같은 시간 시청자를 찾는다. 김민희가 영화에서 사랑받은 캐릭터를 드라마로 확장했다면 이미숙은 180도 다른 변신을 택했다. ‘유지’ 대 ‘변화’의 갈림길에 들어선 두 여배우의 성패는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연애결혼’에서 김민희가 맡은 커플 매니저 강현은 ‘뜨거운 것이 좋아’ 속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아미와 상당히 겹친다. 사랑과 일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속을 끓이는 점이 비슷하다. 또 극중 김민희가 술기운 탓에 맞선 상대 혹은 앙숙인 남자의 침대에 눕는다는 설정도 같다. 김민희는 “영화로 연기력을 칭찬받아 자신감이 늘었다”고 말하며 두 작품 속 캐릭터의 공통분모는 적당히 계산한 결과라고 인정했다. 그 동안 연기자보다는 패션스타로 각광받았지만 ‘뜨거운 것이 좋아’를 계기로 연기에 맛을 들였다는 뜻. 때문에 올해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 수상으로 채운 의욕을 드라마로 고스란히 잇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이미숙은 화려한 싱글맘으로 등장했던 영화와 드라마 속 모습이 다르다. ‘에덴의 동쪽’에서는 굴곡진 세월을 꿋꿋이 살아가는 모성 짙은 어머니상을 연기한다. 쪽진 머리에 남루한 한복을 입은 겉모습부터 거친 사투리에 욕설을 입에 단 이미숙의 모습은 시대극이란 장르를 떠나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미숙 역시 “배창호 감독의 영화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이후 모성 강한 어머니 역할은 20여년 만”이라고 했다. 줄곧 연기해온 인물들과 전혀 다른 도전인 까닭에 이미숙은 “연기생활의 터닝 포인트”라고 자신할 정도다. 김민희와 이미숙이 어느 때보다 강한 의욕을 보이는 두 편의 드라마가 처음 맞붙은 8월 26일 시청률에서는 ‘에덴의 동쪽’이 전국 기준 11.3%(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 6.6%를 나타낸 ‘연애결혼’ 보다 앞섰다. 물론 결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연기력으로 무장한 두 여배우의 경쟁은 시청자에게 당분간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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