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Soon”하늘로간그목소리…성우돈라폰테인사망

입력 2008-09-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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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a world∼”로 시작해 “coming soon”으로 끝나던 그윽한 저음을 다시는 들을 수 없게 됐다. 3일 AP 통신은 전설적인 영화 예고 성우 돈 라폰테인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할리우드 영화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귀에 익은 음성의 주인공이다. 라폰테인은 지난 1일 LA의 세다스 시나이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향년 68세. 가수이자 배우인 부인과 슬하에 세 명의 자녀가 있다. 장례식은 비공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라폰테인은 할리우드 영화 예고편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33년 동안 ‘심슨’, ‘배트맨 리턴즈’, ‘터미네이터’ 등 5000 편이 넘는 작품에 목소리를 담았다. ‘맥도날드’, ‘코카콜라’, ‘버드와이저’, ‘엔터테인먼트 투나잇’과 ‘더 인사이더’ 등 광고·오락프로그램의 내레이션도 맡았다. 하루에 7∼10편의 예고를 맡을 정도로 많은 작업량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패러디한 ‘가이코’ 광고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13살 때부터 목소리가 섬세하게 변하면서, 스릴 있고 웅장한 목소리를 내게 됐다. 미네소타 출신의 라폰테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군대에 갔고 육군부대 밴드에서 레코딩 엔지니어로 일했다. 1962년 플로이드 L.피터슨 PD와 함께 작업하면서 ‘카사그랜드의 총잡이’(Gunfighters Of Casa Grand) 영화예고 목소리로 인기를 얻게 된다. 1976년 직접 회사를 차린 뒤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대부 2’의 예고편에 목소리를 담았다. 그는 수많은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가장 좋은 작품은 꼽을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모든 영화의 예고편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자신의 성공 비결로는 “연습이 완벽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완벽한 연습’이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노력을 거듭 강조했다. “좋은 목소리를 위해서는 노래 연습을 하고, 담배나 음주는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의 성실함과 뛰어난 실력 때문에 ‘라폰테인 효과’라는 신조어도 생겼다.‘검증되지 않은 신인보다 믿을 만한 사람이 낫다’는 뜻이다. 한 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라폰테인의 목소리, 누가 그의 목소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할리우드는 이제 목소리를 잃어버렸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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