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태기, 김만석 할아버지로 살아나오다
“아…똑같네! 아…김만석하고 똑같네!”
지난 공연 때부터 김만석 역을 맡은 강태기(58)는 최근 계속 이 말을 듣는다. 작품을 철두철미하게 분석하고, 인간의 심리를 고민한 본인의 노력 덕분이다.
천상병, 김소월, 이중섭, 안익태 등 실존 인물 연기를 많이 맡았던 그는 천상병 시인의 부인 문순옥 여사가 ‘여보 고마워’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물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강태기는 언제나 ‘감정’을 고민하는 배우다. 후배들에게도 항상 심리학을 공부하라고 충고하고, ‘뉴스’를 챙겨보라고 말한다. 김만석 역할을 맡으면서도 극 중 인물과 비슷한 처지의 관객들을 고려했다.
“치매 부모를 둔 가족, 치매 배우자를 둔 분들이 혹시 작품 보고 상처를 받으면 어쩌나”하고 고민도 했다.
투박하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따뜻한 할아버지를 연기하며, “김만석 속은 그렇지 않잖아. 곁에 있는 사람이 죽고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없는데…남자가 원래 굉장히 약해. 여성스러워지고 싶을 때도 있고…” 라며 애교 있는 할아버지의 포즈를 선보였다.
강태기는 “연극은 가짜가 아니라 진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대학로 지하 극장에서 진짜 진한 사람 이야기를 보이고 있다.
앙코르 공연은 처음보다 더 좋아야 한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소극장에서는 눈 표정, 동작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술도 끊고 김만석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죽을 때까지도 김만석을 연기하고 싶다. 내가 김만석 나이가 될 때까지 꼭 이 연극을 하겠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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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대학로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고 싶은 SD 정기 독자들은 9월 10일부터 스포츠동아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추첨을 통해 9월 24일, 25일 오후 8시 공연에 초대된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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