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천재´ 나달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결승에 오른 머레이의 상승세가 우승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세계랭킹 6위 앤디 머레이(21, 영국)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라파엘 나달(22, 스페인)을 3-1(6-2 7-6<5> 4-6 6-4)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전날 머레이가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선 상황 허리케인 ´해나´의 영향을 받은 뉴욕에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로 머레이와 나달의 대결은 다음날로 미뤄졌다. 다시 시작된 준결승. 두 세트를 뒤진 채 경기를 시작한 나달은 역전 의지를 불사르며 최고의 컨디션을 뽐냈고 이에 질세라 머레이는 전날 보여줬던 강서브의 위용을 되살리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3세트를 4-6으로 빼앗긴 뒤에도 머레이는 안정적인 모습으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심적 부담이 컸던 나달은 매 게임을 듀스까지 몰고 가는 머레이의 집념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날 승리로 머레이는 1977년 호주 오픈에서 존 로이드, 1997년 US오픈 그렉 루세드스키 이후 세 번째로 그랜드슬램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 오른 영국 선수가 되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 8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출전한 신시내티 마스터스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머레이는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권 진입에 도전했지만,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또 작년 이 대회에서는 3회전에서 ´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32, 삼성증권)의 공세에 밀려 3-1(3-6 3-6 6-2 5-7)로 패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머레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6월 자국인 영국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그랜드슬램대회였던 윔블던 대회 남자단식 8강에 진출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나달에게 아쉬운 패배를 당해 4강 진입의 꿈이 무산됐던 머레이는 이날 설욕전에 성공, 생애 첫 그랜드슬램대회 결승진출과 동시에 6번의 대결 끝에 처음 나달을 꺾는 쾌거를 달성했다. 오는 9일 펼쳐지는 대망의 결승전, 머레이는 지난 7일 세계랭킹 3위 노박 조코비치(21, 세르비아)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황제´ 로저 페더러(27, 스위스)와 우승컵을 놓고 승부를 벌인다. 지난 3월 두바이 대회 1회전에서 페더러를 2-1(6-7<6> 6-3 6-4)로 완파하고 2회전에 진출했던 머레이는 2005년 태국 오픈에서 벌인 페더러와의 첫 대결에서 패한 뒤 2연승을 거둬 상대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서있다. 페더러와 올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대회인 US오픈 결승전에서 네 번째 대결을 펼치게 된 머레이는 ″결승전 경험도 많고 세계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페더러와 결승대결을 벌이게 돼 정말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결승전에서 페더러를 꺾었던 경험을 살려 최고의 경기를 펼칠 것이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72년 만에 첫 영국 출신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자에 오를 야망에 가득 차 있는 머레이가 과연 대회 5연패 달성을 노리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페더러를 돌려세우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