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쩔수가없다’·‘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사진제공|CJ ENM·넷플릭스

영화 ‘어쩔수가없다’·‘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사진제공|CJ ENM·넷플릭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을 향한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다. 오스카 트로피를 겨냥한 두 작품이 ‘예비 후보’ 격인 쇼트리스트(Shortlist)에 이름을 올리며 본선 경쟁을 위한 청신호를 켰다.

한국 시간으로 17일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발표한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부문별 쇼트리스트에 따르면 ‘어쩔수가없다’는 국제장편영화상,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주제가상 부문에 각각 포함됐다.

쇼트리스트는 ‘최종 후보작’을 확정하기 전 거치는 일종의 예비 후보 명단으로, 본선 진출을 가르는 ‘1차 관문’으로 불린다. 작품상, 감독상, 주·조연상, 각본·각색상, 장편 애니메이션상 등을 제외한 12개 부문을 대상으로 한다.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서는 전 세계 86개국 출품작 가운데 ‘어쩔수가없다’를 포함해 단 15편만이 명단에 올랐다. ‘어쩔수가없다’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그저 사고였을 뿐’(이란),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국보’(일본), ‘힌드의 목소리’(튀니지), ‘왼손잡이 소녀’(대만) 등 쟁쟁한 작품들과 함께 최종 5편의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친다.

이번 도전은 박찬욱 감독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쌓으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번번이 최종 후보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전작인 ‘헤어질 결심’ 역시 쇼트리스트에는 진입했으나 최종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메인 OST ‘골든’으로 주제가상 부문에 출품된 65편 가운데 예비 후보 15편에 포함됐다. 해당 부문에는 ‘아바타: 불과 재’(드림 애즈 원), ‘위키드: 포 굿’(더 걸 인 더 버블), ‘F1 더 무비’(드라이브), ‘씨너스: 죄인들’(아이 라이드 투 유), ‘트론: 아레스’(애즈 얼라이브 애즈 유 니드 미 투 비) 등 할리우드 대형 블록버스터들이 대거 포진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주요 부문 최종 후보작은 아카데미 회원들의 추가 심사와 투표를 거쳐 내년 1월 22일 발표된다.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내년 3월 15일 LA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