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우승‘황제’페더러,마지막자존심지켜냈다

입력 2008-09-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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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로저 페더러가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고 US오픈 정상에 올라섰다. 세계랭킹 2위 로저 페더러(27, 스위스 )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의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랭킹 6위 앤디 머레이(21, 영국)를 3-0(6-2 7-5 6-2)으로 완파하고 우승 상금 150만 달러를 획득했다. 1968년 이후 처음으로 US오픈을 5년 연속 제패한 페더러는 지미 코너스, 피트 샘프라스(이상 미국)의 우승기록(이상 5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영광을 누렸다. 페더러는 올시즌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대회 결승전에서 라파엘 나달(22, 스페인)에게 잇따라 패해 4년 동안 지켜왔던 세계랭킹 1위를 나달에 내주는 등, ´페더러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무관의 서러움에 빠져 있었다. 명예회복을 노리고 출전했던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는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단식에서는 8강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페더러는 이날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뽐내며 준결승전에서 나달을 꺾는 기염을 토한 머레이를 완파하고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대회에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1시간10분만에 개인통산 13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달성한 페더러는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던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 샘프라스(37)의 우승기록(14회)에도 한 발 다가서게 됐다. 비록 페더러는 화려한 경력 속에 유일하게 빠져 있는 프랑스오픈대회에서의 우승 경험이 없어 커리어그랜드슬램달성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페더러의 우승 기록은 ´황제´라는 칭호에 걸맞은 업적이다. 준결승전에서 페더러의 ´천적´ 나달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 머레이는 1997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그렉 루세드스키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영국 선수가 됐다. 72년 만에 영국 선수의 US오픈 우승신화를 달성하려던 머레이의 목표는 페더러의 벽에 막혀 아쉽게 좌절됐지만, 머레이는 랭킹에서 두 계단이 상승해 4위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올시즌 투어 대회 통틀어 3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페더러는 ″그동안 아쉬웠던 일이 많았는데 마지막 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해 정말 기쁘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머레이는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며 몇 주간 정말 환상적인 경기들을 펼쳐줬다″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머레이의 경기력을 칭찬했다. 시상식에서 준우승트로피와 상금 75만 달러(약 8억1500만 원)을 거머쥔 머레이는 ″최고의 상대와 결승전 경기를 벌였다. 페더러의 기록적인 우승을 축하한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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