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현“이티에게복싱배우는문제아…무술감독님이저한주먹한대요”

입력 2008-09-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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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먹이 세대요.” 훤칠한 키에 조금은 여린 듯 보이는 얼굴. 그러나 어느 한 구석에선 강단이 묻어난다. ‘아역스타’ 출신이란 ‘딱지’는 이제 어울리지 않을 만큼. 배우 백성현은 나이 스무살이 되어서 나타났다. 영화 ‘말아톤’과 몇 편의 드라마 등을 통해 변성의 성장기를 드러냈던 백성현은 그렇게 훌쩍 커버려 이젠 성인 연기자로서 발돋움하며 스크린 주역으로 우뚝 솟아올랐다. 11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울학교 이티’(감독 박광춘·제작 커리지필름)에서 체육교사 김수로에게 덜미 잡힌 가출학생, 그러나 바로 그 스승에 이끌려 복서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학생 역을 연기한 백성현에게서는 ‘아역스타’의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다. 그에게 이런 카리스마가 숨어 있는 줄 미처 몰랐지만 썩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백성현은 새롭게 관객을 찾아가게 됐다. 연기를 위해 촬영 전 6개월 동안 링 위에 오른 그는 “관객과 시청자에게 날 인식시킬 수 있는 배역을 찾았다”면서 “존재의 이유가 있는 캐릭터가 좋다”고 말한다. 그래서 “연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지금부터 차곡차곡 쌓아갈 것이다. 계단을 밟듯 차분히 올라가면서”라고 다짐한다. 현재 중앙대 미디어영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으로 “나를 가르쳐주시는 교수님들을 존경한다”면서 “나도 그분들처럼 탑을 높게 쌓아서 많이 나눠주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내는 것도 천천히, 하지만 “존재의 이유”를 명확히 하며 나아가겠다는 바람과 다르지 않다. 이제 스물의 나이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듯, 요즘 “감성적이고 한 편의 시 같은” 올드팝의 매력이 푹 빠져있는 백성현은 “내 주먹이 세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무술감독이 내 주먹을 받아주면서 세다고 했다”며 웃는다. 그렇듯 백성현은 앞으로 펼쳐갈 무한대의 가능성을 지녔을 터이다. 어릴 적 ‘칠갑산’, ‘소양강처녀’ 등의 트로트를 부르다 이웃에 살던 탤런트 이의정의 어머니가 이를 지켜보고 “끼를 발견해 연기를 해보라고 추천했다”는 백성현은 이제 “책임감 있는 성년”으로서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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