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1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9-6으로 승리하며 잔여경기에 상관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롯데는 금세기 들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팬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가을 야구´를 사직구장에서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지난 시즌 55승68패, 채 5할이 되지 않는 승률로 7위에 그쳤던 롯데가 한 시즌도 안돼 전혀 다른 팀으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56)과 외야수 카림 가르시아(33)가 있었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27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며 팬들의 숙원이었던 ´가을야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선보였다. 지휘봉을 잡은 로이스터 감독은 팬들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 팀을 재정비했고, 불과 한 시즌 만에 롯데는 포스트 진출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로이스터 감독의 용병술과 지도 스타일은 그 동안 프로야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고, 팬들은 물론 다른 구단에서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입에 오르는 등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훈련의 양을 줄이는 대신 질을 높였고, 훈련의 양 역시 선수들의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 팀을 이끈 로이스터 감독은 경기장 안에서도 선수들의 기를 돋우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러한 감독의 솔선수범에 선수들은 똘똘 뭉쳐 시즌 초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시즌 중반 잠시 흔들리는 모습으로 많은 야구팬들로부터 예전의 모습을 버리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이내 롯데는 시즌 초의 활력을 되찾고 높은 곳을 향해 전진했다. 롯데가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선수들을 믿었던 로이스터 감독과 자신들을 신뢰한 사령탑을 따른 선수들이 이뤄낸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로이스터 감독의 지휘 아래 롯데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선수들 중 단연 돋보이는 선수는 외국인선수 카림 가르시아다. 가르시아는 16일까지 112경기에 출전해 118안타, 106타점, 홈런 29개를 쳐내며 팀의 중심타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타점 부문에서는 97타점에 그친 2위 김동주(두산)를 제치고 여유있게 선두를 기록 중이며, 홈런 부문에서는 30개를 기록하고 있는 선두 김태균(한화)에게 1개 뒤진 29개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가르시아가 홈런 부문에서도 선두로 시즌을 마친다면 페넌트레이스 MVP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서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해 올 시즌 올스타전에서는 외국인선수로서 최다득표(67만8557표)로 인기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로이스터 감독과 가르시아가 국내 선수들과 힘을 합친 롯데는 고대하던 페넌트레이스 126경기를 마치기도 전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면서 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현재 롯데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한국시리즈는 물론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아 본 선수는 손에 꼽을 만큼 롯데의 최근 성적은 별볼일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확 달라진 롯데의 모습은 사직구장을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으로 만들어버렸고 부산이 구도(球道)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부는 사직구장에서 공식 응원가인 ´부산 갈매기´가 울려 퍼질 그 날이 드디어 롯데 팬들을 기다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