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두산,겉으로웃지만속으론칼간다

입력 2008-09-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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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잡은 두 손 사이에는 은근한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결국은 모두가 ‘동업자’. 냉정하기 그지없는 승부의 세계에서 ‘동병상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19일 사직 경기에 앞서 두산 김경문 감독을 직접 찾아갔다. 경기 전 행사에 대해 두산 측 양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롯데와 두산은 올 시즌 두 번째로 나란히 옛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참. 그래서인지 양 팀 감독은 치열한 2위 경쟁을 펼치는 라이벌답지 않게 화기애애했다. 김 감독이 “롯데에서 준비한 대로 따르겠다”고 하자 로이스터 감독은 “항상 고맙다”며 화답했고, “서로 최선을 다해 좋은 승부를 펼쳐보자”며 악수를 한 뒤 기분 좋게 헤어졌다. 그러자 이번엔 타격코치들이 만났다. 두산 김광림 코치가 훈련을 마무리하고 있던 롯데 김무관 코치의 곁으로 다가온 것이다. 김무관 코치는 악수를 청하는 김광림 코치를 짐짓 피하며 “지난번에 악수를 했다가 기를 뺏겨서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졌다”고 농담을 건넸고, 김광림 코치는 더욱 굳게 김무관 코치의 손을 잡으며 “요즘 잘 나가는 데 좀 나눠주셔도 되지 않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게 나란히 선 두 코치의 다짐은 간단했다. “누가 이길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잘해보자.” 만만치 않은 적수와의 짧고 굵은 회동이었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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