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의고난을넘기고빛난’SK김성근감독

입력 2008-09-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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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고난을 넘어 아름답게 빛나다.´ 지난 21일 KIA 타이거즈를 꺾고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한 SK 와이번스. 4월 말부터 줄곧 1위를 내달렸던 터여서 누구도 그들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고 동시에 크게 놀라지도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 최강 팀으로서 느껴야 할 설움 아닌 설움이었다. 하지만 SK의 우승은 누구도 함부로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나름의 고충과 위기가 넘쳐났다.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66)을 비롯한 SK 선수단은 이 위기들을 이겨냈고 결국 페넌트레이스 1위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우승의 흥분이 살짝 가신 23일 김성근 감독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페넌트레이스 동안의 자신과 팀에 대해 되돌아봤다. SK는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을 정상호의 끝내기홈런으로 기분좋게 승리로 이끌었지만 이후 3연패,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김 감독은 ″부산 가서 롯데와 3연전 중 첫 경기를 지고 술을 엄청 마셨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후배들이 옆에 있었는데 내 모습을 보고 말도 걸지 못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그토록 심각하게 폭음한 이유는 다름 아닌, ´선발진의 붕괴´였다. 개막전 레이번을 시작으로 4경기 동안 믿었던 김광현, 쿠비얀, 송은범이 나란히 무너졌다. 당시 김 감독은 ″´진짜 이러면 올해는 안 되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후 SK는 쾌조의 7연승을 달려 시즌 초반 맞은 첫 번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윤길현 사태´도 올시즌 SK의 대소사 중 하나로 꼽았다. 윤길현은 지난 6월 14일 KIA와의 경기에서 빈볼성 투구와 함께 선배 최경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욕설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김성근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사죄했고 스스로 한 경기에 결장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 후 방에 왔는데 눈물이 막 나더라″며 ″´내가 왜 여기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경완이 지난 8월 31일 한화와 경기 중 왼 손등 부상을 입어 결장함에 따라 SK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정상호라는 백업이 있었지만 포수라는 특수한 포지션을 감안할 때 노련한 ´안방마님´ 박경완의 부상에 이은 결장은 SK에 충격적인 현실이었다. ″일본에도 연락을 해 봤다″는 김성근 감독은 박경완의 결장으로 인해 밤에 잠도 잘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이어 ″죽을 맛″이었다는 게 김성근 감독의 설명이다. 하지만 박경완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빨라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4주 진단을 받았던 박경완은 이날 부상 후 처음으로 큰 무리 없이 토스배팅을 소화했다. SK의 파란만장한 페넌트레이스 일기는 이렇게 이어져 왔다. ´A+´의 내신성적을 받은 SK는 이제 ´한국시리즈´라는 수능시험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아시아시리즈´라는 면접도 염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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