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모른척‘엉큼한日언론’

입력 2008-09-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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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연애사취재엔노코멘트,난감한표정즐겨질문또질문
공개 커플은 피곤해! 일본 스타들의 공식 나들이 석상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새로운 CF 발표회 같은 광고와 관련한 행사다. 국내 연예계와는 좀 다른 풍경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핑크빛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스타가 등장하는 행사일수록 플래시 세례의 강도는 세진다. 공개적으로 사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캐논의 포토프린터 신 CF 발표행사도 주인공의 면면 때문에 작은 화제를 불렀다. 이 CF의 전속모델은 모델 겸 배우인 야마다 유와 국내에서도 인기 높은 배우 아오이 유. 두 여성 스타는 각각 인기 절정의 청년 배우 오구리 슌과 그룹 V6의 멤버 오카다 준이치의 연인이기도 하다. 빅 스타커플에다 이름마저도 같은 두 명의 ‘유’가 한 자리에 모였으니 취재진이 잠자코 있었을 리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의 기자 회견에서도 처음에는 무난한 질의응답만 오가다가 막판에 ‘어느 쪽의 유가 현재 더 행복하냐’는 기다렸던 한 방이 터졌다. 사적인 관심사에도 비교적 화통한 개그맨이나 중년스타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젊은 스타들은 이 같은 사적인 질문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이날의 두 ‘유’도 역시 ‘노코멘트’했다. 그럼에도 다음날 일본 연예계 뉴스는 지금 연애중인 이들의 사생활에 주목해 짤막한 가십을 엮어냈다. 야마다 유의 경우 오구리 슌과 교제중임을 인정한 뒤 이제껏 셀 수 없이 같은 방식의 질문을 듣고 있다. 얼버무릴 때도 있으며 단답식으로 대답할 때도 있다. 이렇다할 ‘코멘트’를 듣지 못하는데도 이 같은 치고 빠지기 공세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얼핏 질문하는 쪽도 뚜렷하게 새로운 답변을 얻어내겠다는 기대나 의지는 없어 보인다. 다만 방송사의 연예뉴스 프로그램 등 영상이 동반되는 매체는 그 같은 질문에 난감해하는 스타의 표정 변화를 즐길 뿐이다. 스타의 연애담에 대한 관심은 만국 공통의 것이지만 일본 연예계의 관습은 좀 더 짓궂은 집요함이 있어 보인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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