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타이거’의 선두주자 앤서니 김(23·나이키골프)과 ‘필드의 패션모델’이안 폴터(잉글랜드)가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내셔널 타이틀대회 한국오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앤서니 김과 이안 폴터는 2일부터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에서 열리는 제51회 코오롱-하나은행 한국오픈에 출전한다.
앤서니 김이 국내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3월 제주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투어 밸런타인챔피언십에 출전해 5위를 차지했다. 당시 앤서니 김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유망주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PGA투어 2승에, 라이더컵에서 미국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된 영웅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이안 폴터의 국내 대회 출전은 처음이다. 라이더컵에서 유럽팀 대표로 출전해 4승을 따내며 유럽팀의 주전선수로 맹활약한 이안 폴터는 유러피언투어에서 8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현재 PGA투어 상금랭킹 28위를 기록 중이다.
30일 새벽 4시33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앤서니 김과 29일 입국한 이안 폴터가 한국오픈 출전에 앞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다음은 앤서니 김과 이안 폴터의 일문일답이다.
- 한국오픈에 출전하는 소감은?
“한국오픈에 출전하는 것은 제 꿈이기도 하고 부모님의 꿈이기도 하다. 부모님은 내가 한국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명성을 쌓기를 바란다. 이번 주 시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
- 우승을 기대해도 좋은가?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대회라 우승은 쉽지 않겠지만 올 시즌을 우승으로 마무리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나?
“데뷔 초와 비교하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데뷔 초에는 밤늦게까지 파티에 참석하는 등 놀기도 좋아했다. 하지만 점차 프로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놀기보다 연습을 하고 그러면서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 포스트 타이거 우즈란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 두번 밖에 우승이 없는데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그래도 더 잘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 거리를 많이 보낼 수 있는 비결은?
“상체의 힘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최경주 선수처럼 역도를 하지는 않았지만 미식축구를 하고 달리기를 하면서 순발력과 스피드 증가 훈련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힘보다 120%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 스윙스피드가 빠른 것이 장타의 비결이다.”
- 한국오픈에 출전하는 소감은?
“초대해줘 너무 기쁘다. 언제나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코스에서 대회를 갖는 다는 건 좋은 경험이다. 한국에 어려운 코스가 많다고 들었다. 어제 하루 한국에서 지냈는데 너무 느낌이 좋았다. 작년에 비제이싱이 우승했던 것처럼 나도 우승하고 싶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초대해 준 한국 팬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멋진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
- 한국에 대한 느낌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투어에 출전하면서 한국음식을 가끔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어제 제대로 불고기와 갈비 등을 먹었다. 진짜 맛있었다.”
- 집에 골프화가 몇 켤레 있나?
“요즘 가볍게 여행하는 게 유행이다. 오늘은 2켤레 밖에 가져오지 않았는데, 1년에 50켤레 정도의 골프화는 신는다. 신지 않는 골프화만 100켤레가 넘는다.” (이안 폴터는 TV CF에서 골프화 모델로 등장하는데 엄청 나게 많은 골프화를 집에 두는 장면이 나온다.)
- 골프패션에 관심이 많고 사업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새로운 골프패션과 벨트 버클을 가지고 왔다. 또 한국방문길에 내 옷들에 대해 이야기할 기업도 만나고 싶다. 몇 주 후에는 내 패션 브랜드가 한국에 런칭된다. 내가 디자인한 패션이 한국의 골프숍이나 매장에 전시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