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바둑관전기]흐뭇한백홍석

입력 2008-10-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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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홍석은 전남 광주 토박이다. 어릴 때 서울로 올라와 권갑용 도장에서 수학했다. 아버지의 사업이 여의치 않아 지원이 넉넉지 못했다. 경쟁하는 동료들이 프로기사들과 스파링을 하는 ‘고액과외’를 받을 때 그는 혼자서 어깨너머로 보며 배워야 했다. 부모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하루는 상경한 아버지가 백홍석에게 “다 그만두고 내려가자”고 했다. 그러나 백홍석은 고개를 저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해보겠다고 거꾸로 아버지를 설득했다. 아버지는 눈물을 삼키며 광주로 내려갔다. 백홍석이 초등학교 시절의 일이었다. 그 후 부모는 서울로 올라와 부동산 사업에 성공했고, 지금은 아들을 마음껏 후원해줄 수 있게 되었다. 백홍석은 현재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에 재학하며 프로기사 생활을 하고 있다. 성격도 밝고 예절이 바르다. 백홍석을 볼 때마다 흐뭇한 마음이 든다. <실전> 흑2는 <해설1> 1로 먼저 젖혀놓고 가는 것이 더 확실했을 것이다. 실전에서는 이런 치밀한 수순을 다 읽으며 두기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시간이 부족하다. <실전> 백17에 흑이 손을 빼면 귀는 어떻게 될까? <해설2>처럼 흑이 1로 다른 큰 자리를 탐한다면 백은 2를 감행할 것이다. 이게 선수가 되어 백14까지 우상귀 흑이 죽는 맛이 생기게 된다. 이것은 흑이 감당하기 힘들다. 이창호는 이 바둑을 이기고 3전 전승으로 결선 토너먼트에 올랐다. 백홍석은 1승 2패로 탈락이다. B조에서는 이창호와 함께 2승 1패를 거둔 유창혁이 결선에 진출했다. 제4기 한국물가정보배의 본선리그도 이것으로 한 판의 대국만을 남겨두게 됐다. 결선은 8강 토너먼트로 열린다. 단 하나의 우승컵을 향한 8강의 레이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159수, 흑 불계승>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해설|김영삼 8단 1974ys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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