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의반전’승부흐름도바꿨다

입력 2008-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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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동점서진갑용‘페이크번트’진루타연결
롯데의 화끈한 창과 삼성의 견고한 방패가 맞부딪히리라는 일반적인 예상은 초반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경기 전 “우리 타자들의 컨디션이 무척 좋다”던 삼성 선동열 감독의 호언장담은 결코 허튼소리가 아니었다. ○기=가르시아 총알 송구, ‘앗싸’ 부산갈매기 1회초부터 삼성의 방망이는 심상치 않았다. 박한이, 박석민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3번 양준혁은 3루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4번 진갑용이 우전안타로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홈까지 파고든 2루주자 박한이는 롯데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의 빠르고 정확한 홈 송구에 딱 걸렸다. 1차전 선발의 중압갑 탓인지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못 뿌리던 롯데 송승준뿐 아니라 조마조마하던 홈팬들은 단숨에 원기를 회복했다. 정규시즌에서 입증된 가르시아의 송구 능력을 고려하면 무리한 질주였다. ○승=진갑용의 페이크 번트, 반전의 모멘텀 1회 3안타를 치고도 득점에 실패한 삼성은 거꾸로 2회말 가르시아-손광민에게 일격을 맞고 1점을 먼저 빼앗겼다. 올 시즌 5회까지 리드시 47승2패의 압도적 승률을 뽐낸 삼성으로선 한시 바삐 리드를 찾아오는 게 급선무. 때맞춰 3회초 박한이의 중월 2루타에 이은 박석민의 중전적시타로 1-1 동점에 성공했다. 3번 양준혁의 중전안타가 더해져 무사 1·2루. 선 감독은 4번 진갑용에게 초구부터 번트 모션을 취하게 했다. 롯데 내야진은 약간 전진했다. 그러나 진갑용은 2구째 번트 모션을 풀고 강공으로 돌아섰다. 얕은 수비를 펼친 롯데 유격수 박기혁이 잡았다 놓친 강습타구였다. 그 사이 주자들은 한루씩 진루했고, 발이 느린 타자주자 진갑용만 1루에서 아웃됐다. 페이크 번트였다. 1사 2·3루서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5번 최형우를 거르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전=박한이의 결정타 한방 4-1로 달아난 삼성의 방망이는 계속 터졌다. 계속된 3회초 2사 만루. 3회에만 2번째 타석에 들어선 박한이가 롯데 2번째 투수 이용훈을 2타점 우전적시타로 두들겼다. 3점차는 한방이면 충분히 동점 또는 역전도 가능한 점수지만 5점차는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진다. 3회초 삼성 공격은 박한이의 ‘원맨쇼’였다. ○결=수비로 쐐기를 박은 삼성 삼성은 5회 2점을 추가, 9-1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승부는 이미 기울었다. 2차전을 포함한 남은 경기들을 위해 마무리가 더 중요한 법. 삼성은 수비로 롯데의 기를 꺾고 완승을 마무리했다. 롯데가 5회말 손광민의 우전안타, 박기혁의 좌익선상 깊숙한 2루타로 한점을 추격했다. 1사 2루서 이번에는 김주찬이 중전안타를 날렸다. 박기혁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지만 박한이의 홈 송구를 투수 배영수가 잘라 유격수 박진만에게 깔끔하게 연결, 김주찬은 2루에서 비명횡사했다. 사직= 정재우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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