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김의MLB수다]명품중의명품‘포스트시즌’

입력 2008-10-0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미국인들의 생활방식과 비즈니스 마인드 가운데 한가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라면 이벤트 기획과 진행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MLB 포스트시즌에서도 그런 단면을 볼 수 있는데요. 1999년 포스트시즌 준비에서부터 마무리까지 참여하면서 메이저리그 브랜드 파워의 원동력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야구팬들에게 포스트시즌은 ‘프리미엄’ 축제입니다. 플레이오프라고 해서 경기 자체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부적인 부분들은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모든 게 달라집니다. 변화는 선수들의 모습부터 시작됩니다.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입는 점퍼가 우선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뀝니다.여기엔 이미 한달전에 제작된 포스트시즌 로고가 부착됩니다. 그리고 월드시리즈 로고는 따로 준비가 돼있으며 시리즈 시작과 함께 베일을 벗게 됩니다. 2005년 포스트시즌 상품 총 매출액이 3억 달러가 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왜 매년 로고가 바뀌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1854년 이후 로고가 바뀌지 않았지만 MLB포스트시즌은 매년 새롭게 바뀝니다. 프리미엄 이벤트인 만큼 포스트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장 안팎으로 경비가 강화됩니다. 선수들과 스태프들에 대한 경호도 전담팀이 따로 배정 됩니다. 이게 월드시리즈까지 이르면 경호의 수준이 국가원수급 정도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선수단 버스는 경찰국에서 에스코트를 해주고 전용기에도 특별 안전담당요원들이 함께 탑승합니다. 어떻게 보면 좀 오버한다 싶기도 하지만 막상 그런 대접을 받는 기분? 그거 꽤나 근사하답니다. 그리고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게 파티인데요. 각팀 중역들과 미국야구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구장내에서 경기전에 열리는 야외 파티에는 스폰서업체, 방송인들을 비롯해 지역정치인들이 참석하기도 합니다.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많은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핸드폰을 꺼놓을 때가 많습니다. 선수 개인에게 배정되는 티켓은 경기당 6장밖에 되지 않습니다. 추가로 구입하려고 해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티켓을 구해달라는 지인들에 부탁 때문에 아예 전화를 꺼버리는 것이죠. 이것은 한국도 비슷하다면서요?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약 한달전부터 포스트시즌 티켓은 시즌티켓 고객들에게 상당 부분 판매됩니다. 그밖에 경기당 약 1만장 정도가 남는다고 합니다. 남은 티켓은 여론 때문에라도 대중에게 판매됩니다. 2000년 ‘서브웨이 시리즈’때는 1주일전부터 줄을 서고 전화판매가 실시된 날에는 뉴욕시 통신시스템이 한동안 정체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경기결과를 떠나서 미국야구팬들은 포스트시즌을 “경험한다”고 표현합니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 신경쓰는 MLB의 끝없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은 명품 이벤트가 된 게 아닐까요? 대니얼 김 Special Contribute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