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대쓰요] IF,‘SUN의매직’없었더라면…

입력 2008-10-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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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별 대처 능력에서 삼성이 앞섰다. 삼성 타자들은 볼카운트별, 주자 상황별에 따라 때론 짧게 끊어 치는 등 효과적인 대응을 했지만 롯데 타선은 전체적으로 강약 조절이 부족했다. ○만약 정현욱을 과감하게 투입하지 않았다면 삼성 선동열 감독은 1-1 동점이던 3회말 2사 2·3루 위기, 강민호 타석에서 선발 존 에니스를 과감히 내리고 정현욱을 투입했다. 볼 카운트 2-1의 유리한 상황. 선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다. 정현욱은 초구 스트라이크로 강민호를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치 ‘선동열 매직’처럼 선 감독의 투수교체 타이밍은 정확했다. 한 타임 늦은 대처였다면 게임 흐름이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른다. ○만약 채태인의 호수비가 없었더라면 삼성으로선 정현욱 투입에 앞선 가르시아 타석 때 채태인의 호수비가 큰 역할을 했다. 1사 1·2루에서 타석에 선 가르시아는 1루수와 베이스 사이를 꿰뚫는 강한 땅볼 타구를 때렸는데 채태인은 이를 어렵게 잡아내 투수에게 토스, 타자 주자를 아웃시켰다. 채태인의 호수비가 없었더라면 충분히 2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다. 채태인은 곧바로 이어진 4회 공격에서 손민한에게 1점 홈런을 뽑았는데 그 홈런 못지않게 더 중요했던 활약이 바로 가르시아 타구 처리였다. 값진 수비였다. ○5회 조성환의 병살타가 안 나왔더라면 1-2로 뒤진 5회초 롯데 공격. 무사 1·3루에서 조성환은 유격수 병살타를 때렸다. 채태인의 호수비, 선 감독의 기막힌 투수교체 등으로 삼성 쪽으로 기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찬스가 날아갔다. 볼 카운트 2-2에서 조성환의 타구가 병살로 연결됐는데 이 때 1루주자 이인구가 2루를 향해 과감히 스타트를 끊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직된 롯데 타자들 1,2번 타순에서 8개의 안타가 나왔지만 5회 병살타 등 롯데는 3번 조성환 타순에서 번번이 막혔다. 조성환 뿐만 아니라 롯데 타선은 전반적으로 강약을 조절하는 효과적인 타격이 아쉬웠다. 정현욱에게 삼진으로 물러난 3회 강민호의 타석도 마찬가지. 9회까지 13개의 삼진을 당한 것은 롯데 타자들이 경직돼 있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허구연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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