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의일본연예통신]베스트앨범

입력 2008-10-12 04: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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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음반시장이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베스트앨범이다. 최근 오리콘 앨범차트 1위를 질주중인 음반은 대부분 베스트 앨범으로 아무로 나미에의 ‘베스트픽션’, 하마사키 아유미의 ‘어 컴플리트 올 싱글즈’, 비즈의 ‘울트라 플레져’ 등이 릴레이로 시장에 나와 모두 발매 첫 주에만 50만장 이상을 팔아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요즘 가장 뜨거운 앨범도 노장 여성 싱어송라이터 다케우치 마리아의 데뷔 30주년기념 베스트앨범 ‘익스프레션’이다. 다케우치 마리아는 오리콘 앨범차트 정상을 차지한 여가수 중 가장 오랜 경력을 지닌 사례로 남게 됐다. 모두 일본 대중음악사에 굵은 밑줄을 그은 기라성 같은 스타들의 앨범인 만큼 당연한 결과인 것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기성곡의 재탕에 불과할 수 있는 베스트앨범이 이토록 붐을 형성해 연거푸 차트를 싹쓸이 하는 게 흔한 장면은 아니라 일본 내에서도 ‘왜’라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물론 베스트앨범 양산의 단순한 배경에는 올해 톱 가수들 사이에 데뷔 몇주년과 같은 명분을 가진 경우가 유난히 많다는 게 한 이유로 작용했다. 현재의 베스트앨범 열풍은 오래오래 장수하며 끊임없이 신곡을 누적해온 일본 가수의 놀라운 생명력을 반증하는 풍경인 것이다. 여기에 이 같은 모듬 앨범이 기성 팬들에게 역사와 추억을 반추하는 기능만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도 폭발적인 판매고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당 가수의 음악 여정을 공유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새로운 곡을 들려주는 듯한 기회로도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 베스트앨범 붐과 관련해 최근 음악전문지 오리콘스타일은 “다운로드로 음악을 즐기는 젊은 세대도 풍부한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베스트앨범에는 구매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노장 가수들에게는 팬 층을 확대하는 수요 창출의 효과마저 선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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