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스페셜]만능2번타자…이번에도일낸다

입력 2008-10-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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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서삼성박석민모범답안…테이블세터·해결사역할‘톡톡’
‘1번 같은 2번, 4번 같은 2번.’ 삼성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는 결국 ‘2번 시리즈’로 끝났다. 2번 타순에 깜짝 기용된 삼성 박석민(1·2차전)과 조동찬(3차전)이 3연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정규시즌에 주로 4번으로 출전했던 박석민은 1차전에서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을 올리며 ‘밥상도 차리고 해결도 하는’ 2번의 위력을 뽐냈다. 또 조동찬은 3차전에서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영웅이 됐다. 롯데가 1차전 대패를 딛고 2차전부터 대등한 승부를 펼친 것도 2번 이인구가 제 몫을 하기 시작한 후였다. ○ 2번타자, ‘출루율+장타력’ 갖춰야 그만큼 현대야구에서 2번타자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 이상 ‘번트를 잘 대는 타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1번의 발이 묶였을 때 대신 출루해야 하고, 중심타선이 침묵할 경우를 대비해 한방도 갖춰야 한다. 준플레이오프의 박석민이 그 모범답안이었던 셈. 한화 김인식 감독도 두산 시절부터 ‘만능 2번타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2번 타순에만 8명의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며 적임자를 찾으려 애쓴 이유도 그 중요성을 높이 평가해서다. 허구연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1번과 2번이 결국 공격의 승부수를 던진다. 양팀의 테이블세터의 활약도에 따라 경기 흐름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 데릭 지터와 최희섭의 사례 메이저리그는 일찌감치 2번의 중요성에 눈 떴다. 1990년대 후반 뉴욕 양키스 전성시대를 다시 열어젖힌 선봉장은 출루율이 높고 장타력도 수준급인 2번타자 데릭 지터였다. 최희섭(KIA)이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2005년 LA 다저스 시절에도 타순은 2번이었다. 당시 폴 디포데스타 단장은 발 빠른 중장거리 타자 숀 그린과 비교하면서 “최희섭이 2번감으로 적역”이라고 했다. 타율이 2할대 후반에 그쳤던 최희섭의 장타력을 눈여겨본 것이다. ○ PO도 ‘2번 시리즈’?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도 2번타자의 활약도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두산의 2번을 맡은 고영민은 발이 빠르면서도 타점 생산 능력을 갖췄다. 시즌 초반 3번으로도 자주 기용된 이유. 전형적인 컨택트 히터인 이종욱과 최상의 조합이다. 반면 삼성은 박석민이 오른쪽 갈비뼈 부상을 입어 출전이 불투명한 형편이다. 이미 ‘2번 효과’를 톡톡히 본 선동열 감독은 조동찬과 또 다른 깜짝 카드를 놓고 고민중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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