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이젠PGA무대서‘명품장타’1%성공가능성꼭이루겠다”

입력 2008-10-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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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퀄리파잉스쿨출전인터뷰
2008 한국남자 프로골프에 새로운 황태자가 떴다. 지난 5일 끝난 제51회 한국오픈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스타플레이어인 앤서니 김(미국)과 이안 폴터(잉글랜드)를 누르고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린 배상문(22·캘러웨이)이 그 주인공이다. 배상문은 화려한 플레이를 추구한다. “조용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건 제 스타일이 아닙니다”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배상문은 골프장이 떠나갈 듯한 장타에, 기상천외한 플레이로 팬들을 매료시킨다. “티샷 하는 거 보고 가자”고 할 정도로 그의 드라이버 샷은 일품이다. 장타만큼은 국내에서 당할 자가 많지 않을 정도로 명품 소리를 듣는다. 배상문이 한국오픈 이후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도 장타 때문이다. PGA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앤서니 김을 맞아 전혀 뒤지지 않는 장타를 뿜어내면서 경기를 압도했던 것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올 초 배상문은 두 마리 토끼를 사냥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목표였던 한국오픈을 우승했으니 남은 건 두 번째 토끼다. 18일 미국으로 떠나는 배상문은 PGA투어에 도전한다.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퀄리파잉스쿨에 출전해 ‘제2의 최경주’를 꿈꾼다. “가능성은 1%입니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지만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요. 꼭 좋은 성적표를 받아오겠습니다.” 한국오픈 우승 이후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배상문을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한국오픈 우승으로 자신감이 생겼어요.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구청 앞에 ‘한국오픈 우승을 축하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렸대요.(배상문의 고향은 대구) 앤서니 김을 제치고 한국오픈에서 우승한 게 자랑스러운가 봐요. 저 역시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요.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기 때문에 더 뿌듯합니다. - 앤서니 김과는 불꽃이 튀었죠. 동반자의 플레이에 따라 경기력도 많이 차이가 나죠. 천천히 플레이하는 동반자와 라운드하면 제 리듬이 깨질 때도 있죠. 한국오픈에서는 앤서니 김과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게 됐어요. 스타일이 저랑 비슷하더라고요. 드라이버를 잘 잡지 않는 홀인데도 앤서니가 드라이버를 잡기에 저도 따라서 드라이버를 잡고 휘두르기도 했어요. 은근히 경쟁심이 생기더라고요. 다행히 11번홀에서 버디를 잡는 바람에 성공했죠. - 최경주 프로는 뭔가 다르더라고요. 앤서니 김과 플레이했을 때는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앞섰어요. 최경주 프로와 함께 플레이할 때는 경쟁자라는 생각보다 무조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게임 요령부터 샷 하나하나, 여유 있는 모습까지 배워야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 간혹 “배상문이다. 드라이버 샷 하는 거 보고 갑시다”는 갤러리의 말이 들릴 때가 있어요. 그러면 더 멀리 치려고 힘이 들어가기도 하죠. 하지만 멀리 치는 것보다 똑바로 보내는 게 더 중요하죠. 아무리 멀리 쳐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거든요. 저는 드라이버 샷보다 리커버리가 더 좋아요. 위기 상황에서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기회도 많이 생기거든요. - 한국오픈이 끝나고 “어떤 훈련을 했느냐”고 많이 궁금해 하시는데 사실 특별한 건 없고 몰래 요가를 배웠어요(웃음). 주변에서 요가가 몸을 유연하게 만드는 데 좋다고 하기에 요가 학원에 등록해서 한달 조금 넘게 배웠는데 호흡법 등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 미국에 진출하면 잘 할 자신 있어요. 이제 1차 예선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직 갈 길이 멀죠. PGA 퀄리파잉스쿨을 최종 1%에게만 최종 시드권이 주어지는 어려운 관문이죠. 만약 PGA투어에 진출한다면 타이거 우즈, 앤서니 김과 한 조에서 플레이 해보고 싶어요. 그렇다고 타이거 우즈보다 더 멀리 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앤서니와는 한국에서 붙어봤으니까 미국에서 다시 한번 붙고 싶어요. - 최경주 프로는 PGA투어에서 7승을 하고도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하잖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정도에서 만족하는 선수가 되고 싶지는 않아요. 참, 한국오픈이 끝나고 제 팬 카페(cafe.naver.com/baesangmoon)가 생겼대요. 아직 회원수는 많지 않은데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세요.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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