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무장한가족극‘그분이오신다’

입력 2008-10-1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서영희-정재용-윤소정캐릭터‘공감’…“가학웃음코드는가라”
시트콤이 진화하고 있다. 웃음 유발 코드를 열거해놓던 일직선 전개에서 벗어나 공감이 가는 캐릭터와 드라마 못지않은 진지한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을 함께 전하고 있다. 시트콤의 진화를 앞장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MBC 일일시트콤 ‘그분이 오신다’(극본 신정구·연출 권석). 개성 강한 인물들이 모인 한 가정을 배경으로 다양한 일상사를 보여주는 ‘그분이 오신다’는 가족 구성원들이 만드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결국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으로 엮이면서 따뜻한 코믹가족극의 등장을 알린다. ○서영희·정재용·윤소정, 캐릭터로 정면승부 ‘그분이 오신다’를 이끄는 3대 캐릭터는 서영희, 정재용, 윤소정이다. 망가지는 일도 주저않는 이들은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진 채 도발을 택했다. 충무로와 안방극장을 오갔던 서영희는 시트콤 첫 도전작인 ‘그분이 오신다’를 통해 가장 과감한 변신을 선언한 주인공. 극중 몰락한 여배우로 등장하는 그녀는 화려한 과거에 집착하기보다 다시 배우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순백의 드레스를 차려입고 나선 팬미팅에 고작 3명의 남자 팬이 참석하지만 그 속에서 기쁨을 찾아내는 낙천적인 연예인이기도 하다. 물론 웃음도 놓치지 않는다. 극중 서영희가 찍은 CF인 ‘돌아이바 아이스크림’ 광고는 ‘그분이 오신다’가 만들어낸 핵폭탄급 웃음. 방송 뒤 순식간에 관련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퍼졌고 일명 ‘돌아이바 신드롬’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등 화제를 모았다. 악동 그룹 DJ DOC 정재용의 활약도 눈에 띈다.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정재용은 실제 나이보다 15살이 어린 21살의 대학생 역할을 소화하고 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호감을 산다. 극중 야동(야한 동영상)마니아인데다 오타쿠(한 가지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적 성향을 지닌 정재용은 야한 사진을 찾아다니다 배우인 고모 서영희의 사진을 발견하고 멋쩍어하는 장면마저도 능청스럽게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중견배우 윤소정의 변신 역시 눈여겨볼 만한 대목. 영화와 연극에서 활약해온 윤소정은 물욕에 휩싸인 할머니로 등장해 비슷한 연배 시청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성장극이자 훈훈한 가족극 표방 ‘그분이 오신다’가 기존 시트콤과 가장 큰 대척점을 이루는 부분은 불완전한 인물들의 성장담과 훈훈한 가족극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재기를 꿈꾸는 여배우 서영희, 이란성 쌍둥이 남매 정재용, 하연주가 만드는 순수한 사랑은 ‘그분이 오신다’가 주는 웃음이 일회용 코미디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드러낸다. 또 실종됐다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나타난 가장 이문식은 가족을 한 데 뭉치게 만드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서로 비방하고 약을 올리며 웃음을 만들어내지 않는 전개법도 ‘그분이 오신다’만의 새로운 선택.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는 곳이 바로 가정임을 일깨우며 따뜻한 웃음을 선물하고 있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