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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수 13-9, 사사구 6-3. 1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성적표다. 안타와 사사구에서 삼성을 이긴 두산은 정작 중요한 점수에서는 2-6으로 패했다. 두산은 1차전 승리 뒤 2연패에 빠지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986년 플레이오프 제도가 생긴 뒤 지난 해(양대 리그 제외)까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0%였다. 그 때문에 1차전의 승리는 그 어느 경기보다도 중요했다. 그런 경기에서 승리한 두산의 선수들은 밝은 얼굴로 2차전에 들어갔지만 결과는 연장 14회 끝에 역전패. 플레이오프 사상 최장 경기를 펼친 선수들은 역전패에 더 힘이 빠진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선수들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대구구장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이혜천도 비록 2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플레이오프에 출전했던 3명의 선발투수 가운데 처음으로 5회까지 투구를 마치며 타자들의 기를 북돋아줬다. 그러나 3차전에서 승리의 여신은 결국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두산은 2-6으로 뒤지고 있던 8회 2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 절호의 기회에 타석에 선 타자는 다름아닌 올 시즌 타격 3관왕의 주인공 김현수였다. 김현수가 오승환의 2구를 힘차게 받아 쳤다. 타구는 좌중간으로 쭉 뻗어 나가며 두산의 추격이 시작되는 듯 했다. 하지만 타이밍을 재고 있던 박진만이 가볍게 뛰어올라 뻗어나가던 공을 잡아냈고 김현수는 그라운드에 맥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양 팀 감독의 희비도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앞선 3회초에도 김현수가 2사 만루의 득점기회에서 잘 친 타구가 윤성환의 글러브에 맞고 힘을 잃어 결국 유격수 땅볼로 아웃 되면서 선제점의 기회를 잃었기 때문에 불운에 승리 기회를 날린 셈이었다. 결국 두산은 패했다. 하지만 팬들은 두산의 연패에도 개의치 않았다.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김경문 감독 이하 선수단에게 뜨거운 박수로 위로했다. 이 순간 김경문 감독은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며 4차전을 준비할 힘을 얻었을 것이다.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