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팬북적…숙박업“빈방없어요”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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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에 연일 수많은 팬들이 몰리면서 웃는 곳은 어디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경기를 치르는 해당 야구단이 우선 함박웃음을 지을 테고, 야구장 앞에서 자판을 벌인 상인들도 대박은 아니라도 쏠쏠한 즐거움을 누리고 있을 거다. 이른바 ‘포스트시즌 특수’다. 대구구장 앞에도 이런 특수를 누리는 곳이 있다. 바로 모텔이다. 대구구장 매표소 길 건너에 자리 잡은 대구모텔은 롯데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리기 전날인 10일과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기간인 18∼20일 방이 모두 팔렸다. 총 19실을 보유한 이 모텔은 평소에는 절반 정도 밖에 방이 차지 않지만 유독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날에는 방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바로 야구장 앞에 있어 경기 당일 제일 먼저 줄을 설 수 있는 데다 가격도 3만원 밖에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번 이곳을 이용한 단골들이 전화로 예약해 그냥 찾아가서는 방이 없는 상황이다. 인근 태평모텔도 상황은 비슷하다. 포스트시즌 기간 원정팀이 오는 날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방이 팔렸다. 하루 밤에 2만5000원인 이 모텔은 시설이 좋은 것도 아니고, 현재 부분 수리 중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덕을 누렸다. 대구구장 앞 모텔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손님은 남자다. 여자들은 대부분 모텔 사용을 꺼려해 돈을 좀 더 내고 관광호텔에 짐을 푸는 경우가 많다. 관광호텔은 가격이 7∼8만원 선으로 특급호텔보다 부담이 덜 하면서, 모텔에 비해 시설이 좋아서다. 돈을 최대한 아끼려는 일부 팬들은 찜질방을 애용하기도 한다. 포스트시즌 덕에 여기저기서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것이 거창하게 말하면 프로야구의 지역경제 도움 효과다. 대구|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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