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도안통했다…‘비몽’의‘비몽사몽’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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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영화제에서 인정받는 감독의 명성도, 한국 영화 팬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의 유명세도 통하지 않았다. 또한 국내에서 일본 영화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 중 한 명의 가세도 흐름을 뒤집진 못했다. 바로 최근 개봉한 영화 ‘비몽’의 이야기다. 9일 개봉한 ‘비몽’은 20일까지 전국 7만826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한지 2주가 다 되도록 전국 10만명을 넘지 못한 저조한 성적이다. 당초 ‘비몽’은 한국의 스크린 톱스타 이나영과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가 함께 호흡을 맞춰 기대와 화제를 크게 모았다. 해외 영화제에서 매번 좋은 성과를 거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긴데다, 어느 때보다 배우들의 인기도 높아 좋은 흥행 성적이 예상됐다. 그래서 ‘비몽’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전국 121개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김기덕 감독의 최근작 ‘활’이 단관 개봉하고, ‘시간’이 12개 스크린, ‘숨’이 15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것을 감안하면 거의 10배에 가까운 스크린 숫자이다. 그만큼 이번 작품에 대한 제작사의 기대는 높았다. 하지만 개봉 2주차까지 기대에 못미치는 흥행 성적을거두고 있는데다, 스크린수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배급사 스폰지가 밝힌 ‘비몽’의 순 제작비는 약 5억원. 개봉 규모가 커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순 제작비 5억 원을 초과하는 예산을 개봉 준비에 사용해 총 제작비는 약 10억 원 선이다. 반면 현재 ‘비몽’이 지금까지 벌어들인 총 흥행수입은 5억 1600만원. 극장 몫과 세금을 빼면 배급사에 떨어지는 돈은 약 2억원이다. 한 영화배급 관계자는 “객석점유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손익분기점 돌파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을 받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연출자이지만 그래도 2006년 개봉한 ‘시간’은 12개 스크린이었지만 3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지난 해 개봉한 ‘숨’ 역시 1만 5000 관객을 기록했다. 이와 비교하면 121개 극장에서 선보인 ‘비몽’의 성적은 너무 기대에 어긋났다는 것이 영화계 반응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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