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돈에굶주린사자“KS꼭가고싶습니다”

입력 2008-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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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눈독…독기품은젊은선수들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삼성을 보면 서로 생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프런트와 감독은 “이만하면 올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가능하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고, 할 수만 있다면 우승까지 하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하겠죠. 그러나 삼성 프런트의 고위 관계자들은 “올해는 우승하지 않아도 된다. 올해는 전력도 그렇고, 세대교체 성공이라는 성과도 얻었으니 면피는 했다”고 자위하고 있습니다. 우승에 목을 매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선동열 감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가을잔치에서 여유가 넘칩니다. 그렇다보니 표정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묻어납니다. 30년 넘게 승부욕 하나로 싸워온 선 감독이지만 “우리는 져도 밑질 것이 없다. 선수들에게 즐기라고 했다”고 말합니다. 선수기용이나 작전 등에서 절대 무리수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린 선수들이 큰 무대 경험을 한 데 만족하고 내년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복안입니다. 그러나 선수들은 다릅니다. 승부욕을 드러냅니다. 특히 이미 우승을 경험해본 베테랑 선수보다는 젊은 사자들의 독기가 무섭습니다. 삼성 프런트의 한 관계자는 “프런트와 감독보다 선수들이 더 우승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기분좋게 웃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연봉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연봉보다 많은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선배들로부터 전해 듣고 독기를 품은 것 같다”고 해설을 덧붙입니다. 올해부터 승리수당 등 정규시즌에서 메리트시스템을 전혀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더욱 ‘돈’에 굶주렸다는 것이지요.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면 롯데보다 배당금이 더 적다”는 얘기를 뒤늦게 전해들은 젊은 선수 몇 명은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규정상 페넌트레이스 4위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최소 2위는 확보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면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팀을 꺾더라도 최종순위는 4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규정상 포스트시즌 배당금은 3위팀의 몫이 돌아옵니다. 이는 규정에 대한 오해에서 빚어진 일입니다. 물론 반드시 가외수입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들 젊은 선수들은 프로야구 우승의 기쁨이 어떤 것인지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합니다. 감독은 마음을 비우고 있는데 선수들의 욕심은 꽉 차 있습니다. 그래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싸우고 있는 삼성선수들입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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