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요정’신수지,러시아서‘수지맞았네’

입력 2008-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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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리듬체조부위원장60번째생일맞이공연‘VIP대접’
9월, 대국국제육상경기대회 참가차 한국을 방문한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는 “한국을 사랑한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공항프리패스부터, 최고급 호텔까지’ 이신바예바는 최고 대접을 받았다. ‘미녀새의 나라’ 러시아에서는 ‘리듬체조요정’ 신수지(17·세종고)가 그랬다. 9월20일, 모스크바국립경기장에서는 일리나 알렉산드로바 비노르(러시아) FIG(국제체조연맹)리듬체조부위원장의 60번째 생일을 맞아 헌정공연이 열렸다. 비노르는 세계리듬체조계의 대모(大母)이자, 러시아 정·재계 깊숙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물. 이 날 공연에는 2006유럽선수권1위 베라 세시나(22), 2005세계선수권 4관왕 올가 카프라노바(21),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예프게니야 카나예바(18) 등 러시아의 요정들이 총출동했다. 현역에서 물러난 메달리스트들도 자리를 빛냈다. 정·재계에서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3) 러시아 대통령의 부인과 세계최대규모의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의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 곳에 초대받은 외국선수는 신수지를 포함, 3명. 그 가운데 2명은 알리야 유스포바(24·카자흐스탄)와 지마토바(아제르바이잔)였다. 비(非)구소련 국가 선수 중에는 신수지가 유일했다. 비노르는 평소 신수지를 “한국에서 다시는 나올 수 없는 선수”라며 아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신수지를 열렬히 환영했고, 신수지도 장기인 ‘백일루션(Back Illusion)9회전’으로 답했다. 리본과 줄 연기를 무난히 마친 신수지는 공연에 이어 열린 파티에서도 단연 러시아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꿈만 같았던 VIP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신수지의 다음 행선지는 제89회 전국체전이 열린 전남 영광. 텅 빈 객석, 어두운 조명. 체육관 매트도 멋진 연기를 펼치기에 완벽하지 않았다. 신수지는 “러시아에 초대돼 영광스럽다”면서 “절대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밝혔다. 11월 수능시험을 앞둔 신수지는 이미 ‘리듬체조 명문’ 세종대 체육특기자 전형에 원서를 넣었다. 수능 이후에는 러시아에서 내년시즌을 대비할 예정. 국제체조연맹(FIG)시니어대회 개인전에서는 2년을 주기로 한 종목을 교체한다. 내년부터는 곤봉이 빠지고, 볼이 들어온다. 신수지는 “볼도 자신 있는 만큼 내년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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