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모드돌입SK김성근감독“전부다마음에안들어”

입력 2008-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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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전-청백전취소에전력손질막막…21일평가전김광현투구도못마땅해
“4연패 할 것 같아. 전부 다 마음에 안 들어.” SK 김성근(사진) 감독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감기에 걸렸다고 했다. 그러나 꼭 그 탓만은 아닌 듯 말수마저 극도로 줄었다. 두산과 삼성이 6차전 이상 가는 장기전에 접어들면서 SK의 우승이 수월해졌다는 세간의 평가를 전하자 김 감독은 냉소했다. SK의 우승 가능성에 대해 “(지금 상태론) 4승이 아니라 4연패다. 힘들 거야”란 말로 한국시리즈의 장기화를 점쳤다. 예의 엄살일까, 아니면 정말 SK에 균열이 발생한 것일까. ○ 불만족 지난 5일 정규시즌을 마무리한 SK는 단 이틀만 쉬고 8일부터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돌입했다. 김 감독이 “한국시리즈를 꼭 문학에서 해야 하나?”란 극언까지 마다하지 않은 덕분에 잔디 보수 중이던 문학구장을 훈련지로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2주 이상의 훈련 성과에 대해 김 감독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될지 모르겠다”란 비관적 시각을 내비쳤다. 이광환 감독의 사임으로 히어로즈와의 평가전이 어그러진 데다 22일 최종 청백전도 비 때문에 취소됐다. 21일 평가전에선 에이스 김광현마저 나빴다. 김 감독은 “타자가 잘 친 건지, 못 던진 건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영 마뜩잖은 눈치였다. 동시에 김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의 클라이맥스시리즈 2스테이지처럼 한국도 정규리그 1위에 1승을 먼저 주는 식의 1위 어드밴티지 개선을 역설했다. 포스트시즌 경기 수 증가는 입장수익을 늘릴 뿐 1위 팀이 손에 쥐는 실질적 혜택은 아니란 관점이다. 아울러 “정규리그 1위가 진정한 1위이고 포스트시즌은 보너스 게임”이란 기존의 시각을 재차 강조했다. ○ 삼성처럼 김 감독 발언의 행간을 쭉 따라가 보면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일찌감치 두산을 상정하고 있다는 느낌이 전부터 들었다. 이 경우 두산의 빠른 발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인데 “삼성이 잘 하고 있다”란 대답이 돌아왔다. 벤치의 적극적 개입과 투수의 인터벌 조절로 뛸 타이밍을 빼앗아내겠다는 의도로 들렸다. ○ No-decision 관심사인 선발 운용에 관해 김 감독은 김광현-채병용-레이번-송은범의 4인 로테이션을 언급했다. 무주공산인 1루는 이진영에게 맡길 복안을 드러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누가 나가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나가서 누가 잘 하는 게 중요하다”란 선문답을 첨부했다. 틀이 이렇게 잡혀있을 뿐 상황에 따라 언제든 유동적일 수 있다는 맥락이다. 벤치의 강력한 게임 컨트롤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1차전 선발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왔다갔다 한다”라고 언급, 김광현 확정설을 차단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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