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석,현장서살수있다?없다?

입력 2008-10-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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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문학구장지정석티켓창구40여명헛걸음…예매로만가능해
‘줄 무작정 따라 서면 물 먹어요!’ 26일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 지정석 티켓 창구 앞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40여명의 사람이 1시간 넘게 줄을 섰지만 표를 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 것. 사연은 이렇다. 이날 오전 10시께 몇 사람이 지정석 티켓 창구 앞에 줄을 섰다. 일반석 티켓 창구가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데 반해 이 곳은 한가해서다. 일반석 가격은 1만5000원인데 반해 지정석은 테이블이 있는 것은 4만5000원, 없는 것은 3만5000원으로 가격 차이가 상당히 난다. 인터넷 예매로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곳에서 줄을 선다. 창구에는 직원이 없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현장 판매는 오전 11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믿었다. 몇 분 지나자 몇 사람이 더 이들 뒤에 줄을 섰다. 역시 예매로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줄을 발견하고 뒤를 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사람들의 수는 점차 늘어갔다. 기차놀이할 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줄은 20여m로 늘었다. 오전 11시께 한 직원이 지정석 티켓 창구에 얼굴을 드러냈다. 그녀의 한 마디는 줄을 삽시간에 무너뜨렸다. “여기 표 파는 데 아니에요. 저쪽으로 가세요.” 그렇다. 모든 매표창구가 붐비는 데 한가한 곳이 있을 리 만무다. 사실 한국시리즈 지정석은 예매로만 판매한다. 그런데 이 사실을 모르는 야구팬들이 ‘끊어진 동아줄’이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선 줄이다. 줄을 선 한 야구팬은 “‘이곳에서는 표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적어 놓기라도 했으면 애써 기다릴 일이 뭐가 있냐”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한국시리즈가 만들어 낸 단상이다. 문학|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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