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름의골프앤더시티]변덕스런날씨…조끼챙기는센스

입력 2008-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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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던 잔디가 조금씩 누런 빛을 띠면서 골프 시즌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반팔을 입고도 땀이 배어 나오던 때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쌀쌀한 공기가 감도는 때 현명한 라운드 복장이 필요하다. 갑작스럽게 추워졌던 어느 날, 새벽 라운드에 나섰다. 동반자는 화려한 투어 경력과 레슨으로 유명한 Y프로와 아마추어 골퍼 두 명. 돌연 변해버린 날씨 탓에 모두 긴팔을 껴입고 첫 홀을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전반 나인 홀이 끝날 무렵이 되고 햇빛이 짱짱하게 비추기 시작하자 돌연 날씨는 언제 추웠냐는 듯 따듯하게 돌변했다. 긴 팔을 잔뜩 껴입었던 두 아마추어 골퍼들은 고민에 휩싸였다. 얇은 긴 팔 셔츠에 도톰한 니트를 입었던 그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죠, 옷을 입자니 덥고 벗자니 허전한 감이 있는데…그래도 가을인데 속에 입은 옷이 좀 내복 같아 보일 것 같아서요.” 결국 그들은 갈등을 한 끝에 니트를 벗지 않고 라운드를 지속했고 아이러니하게도 후반 9홀 내내 예상치 않은 고전을 해야 했다. 하지만 Y프로는 옷 입는 실력도 ‘프로’였다. 일단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부터 그의 준비는 철저했다. 덜덜 떨기 딱 알맞았던 새벽을 위해 목이 긴 티셔츠에 보온성이 있는 니트를 착용했지만 몇 가지의 옷을 카트에 미리 실어 두었던 것이다. 라운드를 시작할 때 입었던 것보다는 조금 가벼운 바람막이와 조끼를 가져왔던 그는 변덕스럽게 변하는 기온에 맞추어 적절히 옷을 갈아입었다. 차가운 기온이 가시자 두꺼운 니트를 벗고 얇은 바람막이를 입었고 후반 들어 따듯해지자 조끼를 덧입어 허전해 보이는 느낌 없이 멋스러운 가을 라운드 복장을 완성했다. 추울 때엔 덜덜 떨고 더워져서는 땀을 빠질빠질 흘렸던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좋은 컨디션으로 18홀을 마칠 수 있었던 Y프로의 준비 자세는 골퍼라면 배워볼 만하다. 얼어붙는 추위로 라운드가 괴롭기 전까지는 아침과 늦은 오후는 싸늘하고 낮 동안은 따스한 간절기 날씨다. 이런 때 라운드복의 선택은 좋은 스코어를 내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컨디션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 골프이기에 18홀 내내 자신의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우선 라운드 시간이 언제인지 그 날의 기온이 어떤지 미리 체크하고 기본적으로 몇 가지의 여벌 의상을 준비한다. Y프로처럼 기본적으로 긴 팔 이너웨어를 입고 보온성이 있는 아우터를 입었다면 변화할 날씨를 감안해서 겹쳐 입을 수 있는 조끼 하나 정도는 라운드 시작 전 코스에 들고 나간다. 춥다고 마냥 껴입을 생각만 한다면 그 날 필자와 함께 라운드 했던 다른 동반자처럼 늦가을 날씨에 땀을 흘리게 될지 모른다. 단 귀찮다고 해서 골프백에 바람막이며 여벌의 옷을 쑤셔 넣고 다니는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겠다. 때때로 옷을 미리 준비하기가 번거로워 골프백 안에 잔뜩 옷가지들을 넣어가지고 다니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주름이 자글자글한 옷을 꺼내 입는다면 스타일리시함과는 거리가 먼, 지저분하고 성의 없는 골퍼로 보이고 말 것이다. 정아름 섹스앤더시티의 캐리처럼 당당하게 살며 필드의 커리어우먼을 꿈꾸는 골프 엔터테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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