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감독,“WBC감독은다른사람이맡았으면”

입력 2008-10-31 23: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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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감독은 다른 사람이 맡아서 하는 게 좋지 않겠나..." 2년 연속 SK 와이번스를 한국 프로야구 정상으로 이끈 김성근 감독(66)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감독직을 사양했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시리즈전적 4승1패로 2년 연속 한국 프로야구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모든 시상식을 마친 뒤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 감독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우승한 소감을 묻자 김 감독은 "선수들이 위기상황에서 잘해줬다"고 운을 뗀 뒤 "준비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줄 수 있는 계기다. 좋은 결과에 나도 흐뭇하고 행복하다"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선수들도 이기려는 생각이 강했다"며 "이런 면에서 SK의 우승은 매우 가치가 있다. 이제 와서 보니까 SK가 좋은 팀이 되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그 동안 밝히지 않았던 ´영업비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SK에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맷 랜들에 대해서는 "앞선 경기를 보고 랜들의 구질과 채상병에 대해 파악했다. 4차전에서도 볼카운트와 상황을 보고 쉽게 공략할 수 있었다"며 비밀을 풀어냈다. 마지막 9회말 무사 만루의 상황에서 느낌이 어땠냐는 물음에 김 감독은 "그 순간 먼 하늘을 보고 있었다. 남은 투수가 없으니 여기서 지면 한국시리즈에서 지겠다 싶어 박경완에게 다 맡겼다"고 답했다. 이번 우승으로 2년 연속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하게 된 김성근 감독은 "이왕 할 바에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상대하고 싶다. 그래야 시리즈 자체도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승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인터뷰 말미 올 시즌 포스트시즌의 가장 큰 화두였던 WBC 감독을 맡을 의향이 있냐는 물음에 그는 "그 자리에는 내가 안 맞아요"라며 "다른 사람이 맡아서 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거절의 뜻을 확고히 했다.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팀에 부임해 2년 연속 통합우승까지 이끌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겠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이 악착같이 해줘서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었다"며 자신이 아닌 선수들에게 2년 연속 통합우승의 공을 돌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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