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수기자의시네에세이]등급심의‘넓어진시선’…딴죽걸기는이제그만

입력 2008-11-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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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물등급위원회의 영화 관람등급 심의를 두고 한때 몇몇 영화 관계자들은 ‘코에 걸면 코걸이, 목에 걸면 목걸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 만큼 기준이 모호하거나 들쭉날쭉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비아냥이나 논란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체적으로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그 심의 결과에 동의하기 때문일 터이다. 최근 일부 매체가 장률 감독의 신작 ‘중경’과 민규동 감독의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등 몇몇 영화에 대한 관람등급 심의에 대한 논란을 보도했다. ‘중경’의 경우 등장인물의 성기가 노출됐고 여배우의 음모가 등장했지만 영화는 ‘제한상영가가 아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는 것. 그 동안 일부 외화들의 장면에서 성기가 노출됐지만 일반 관람등급을 받은 한국 영화는 ‘중경’이 처음이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경우에는 동성애 코드에 걸맞게 남자들의 진한 키스신을 담았지만 이 역시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실 극중에 배우의 성기가 노출된 한국영화는 ‘중경’이 처음도 아니다. 이미 지난해 개봉한 ‘살결’의 한 장면에도 남성의 성기가 그대로 노출됐다. 또 최근 선보인 ‘도쿄!’ 등 일부 외화에서도 이 같은 노출 장면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는 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몇몇 언론이 기사 속에서 인용한 것처럼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전체적인 맥락과 드라마의 흐름상 자연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화의 전체적인 전개상 이 같은 장면들이 그 자연스러운 흐름에 녹아들어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일 것이다. 일부 장면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거기서부터 관람등급 심의에 관한 화제를 출발시키는 보도가 씁쓸한 까닭이다. 윤여수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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