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아직감독아닌데홍보까지하네”

입력 2008-1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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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인식 감독(61·사진)은 박찬호의 WBC 참가 가능성을 13일 오전 담당기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로 알렸다. 자신이 요청한 현역 감독들의 대표팀 코칭스태프 합류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시름에 잠겼던 그동안의 처지도 잊은 듯 전화기 너머로는 모처럼 김 감독의 유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찬호가 ‘감독님께서 직접 제 의사를 언론에 알려주시죠’라고 해서 전화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그렇게 이어지던 통화 말미, 갑자기 김 감독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근데 이게 뭐야. 내가 아직 감독직을 완전히 오케이 한 것도 아닌데 왜 홍보까지 도맡아야 하는 거야.” 김인식 감독은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의 만장일치 추대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두산 김경문 감독과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SK 김성근 감독이 잇달아 이런저런 이유로 고사함에 따라 다급해진 KBO의 구애를 받은 그는 고민 끝에 조건부 수락 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나 그가 합류를 요청한 현역 감독들은 모두 팀 사정을 들어 거부 의사를 밝혔고, 자신 또한 고립무원이 됐다. 그와 긴밀히 보조를 맞춰야 할 KBO 수뇌부는 아시아시리즈 참관차 일본 도쿄로 떠나고 국내에 없다. 일사불란하게 준비체제를 갖추고 있는 일본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우리의 단면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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