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초엔 너무 큰 인기에 대인기피증 생겨”
- 노래는 어떻게 시작했나.
“중학교 땐 목소리가 ‘꽥꽥’거리고 예쁘지 않아 사람들이 듣기 싫어했다. 하지만 변성기가 지나면서 목소리가 좀 좋아지고,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자꾸 노래를 하게 됐다. 고등학교에서 노래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어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보컬 모집’ 공고를 보고 밴드에 들어가게 됐다.”
- 좋은 목소리로 데뷔 땐 큰 인기였는데.
“1,2집 잘 될 때, 물론 기분이 좋았지만, 무섭기도 했다. 그 땐 내가 어렸고,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큰 사랑,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상당히 무서웠다. 사람들의 관심이, 고마움이 ‘3’이라면 무서움이 ‘7’로 다가왔다. 그런 무서움들로 인해 약간의 대인기피증도 생겼다. 집에만 늘 있었고,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무서워 밖에 돌아다니기조차 무서웠다. 3집 때부터 좀 나아졌다.”
- 가수생활하며 힘들었을 땐 언제인가.
“어느 날 가요 프로그램보다 버라이어티 쇼에 더 많이 내 얼굴이 나오고, 그걸 보면서 ‘내가 가수 맞나’, ‘내가 이거 하려고 가수됐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심하게 자괴감도 들었는데, 푹 쉬며 돌이켜보니 그냥 넘길 수 있게 됐고, 마음이 편해지고 여유도 생겼다.”
○ ‘큰 돈’ 제의도 거절한 현 소속사 사장과의 의리
- 다른 곳에서 큰 돈을 주겠다며 러브콜을 보냈지만 거절했다고 들었다.
“그냥 당연히 (현 소속사와)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나를 발탁해 무명의 신인에서 지금의 모습가지 키워준 사장님이 잘 돼야 되고, 나 때문에 만들어진 회사, 잘 돼야죠. 같이 시작했고 열심히 했던 사장님이 웃어야 되는데 힘들어하는 모습 보니 보기 안 좋고 또 속상했다. 보답을 하고 싶었다.”
-그래도 큰 돈을 준다는데 흔들리지 않았나.
“돈 욕심은 없다. 다만 부모님 나이가 많고, 집에 돈 버는 사람이 나 밖에 없는데, 내가 없으면 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큰 돈 벌자는 욕심은 없다.”
- 요즘은 어린 가수들이 가요계를 이끌고 있다. 공백이 길면 대중은 금방 잊는다.
“맞다. 요즘 연예계는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될 것 같다. 지금 위치가 높다고 해서, 그 자리로 오랫동안 누리지 못한다. 끊임없이 대중의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발전하고 인정받지 않는 한 어렵다. 지금 가요계는 지금의 위치가 어딘지 중요한 게 아니다. 신인들을 보라. 신인지만 그들이 톱클래스에 있다. 과거의 명성만 따질 때가 아닌 것 같다.”
- 앞으로 테이는 어떻게 음악을 해야 할까.
“사실 멀리까지 못 보겠다. 그저 ‘기적같은 이야기’(5집 타이틀곡), 이 노래 열심히 불러서 사람들이 발라드의 감성에 젖어들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지난 1년간 발라드가 인정받지 못했는데, 대중이 발라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래 열심히 부르겠다. 그게 통하면 공연을 하고 전국 투어를 하는 등 직접 관객을 찾아가서 노래도 하고 싶다. 오랜만에 컴백한 가수의 자리를 다시 몸으로 익히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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