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베테랑골퍼의‘아름다운고백’

입력 2008-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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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스“퀄리파잉서미승인볼썼다”양심선언후실격
지난 주 미국 골프계는 PGA 골퍼 J P 헤이스(43)의 양심고백으로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헤이스는 지난 14일(한국시간) 텍사스의 킹우드에서 벌어진 2009년 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2차 예선에 출전하고 있었다. 2라운드를 마친 이날 저녁 호텔방에 머무르고 있었던 헤이스는 휴스턴의 대회 심판에게 전화를 걸어 “1라운드에서 PGA의 승인을 받지 않은 볼을 썼다”고 고백해 스스로 실격을 당했다. 이 대회에서 톱25에 오르고 12월 4일∼9일 캘리포니아 라퀸타에서 열리는 최종 퀄리파잉을 통과할 경우 2009년 풀타임 PGA 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그러나 아무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헤이스는 양심고백을 했고 내년 시즌 PGA 투어 카드를 얻지 못하게 됐다. ‘골프는 신사의 게임’이라는 불문율을 온 몸으로 실천하면서 헤이스는 새삼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됐다. 지난 19일 밀워키 저날 센티넬지가 보도한 사연은 이렇다. 13일 벌어진 1라운드 12번홀(파3)에서 헤이스는 캐디로부터 볼을 건네받았다. 그는 그린에 올라가 볼 마크를 한 볼이 1라운드에 사용했던 볼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헤이스는 2벌타를 받고 다음 홀에서 원래 사용했던 볼로 교체해 상황은 일단락됐다. 골프 룰에는 티샷 전 어떤 볼을 사용할 것인지 동반자들끼리 확인하고 그 볼로 홀 아웃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로스트볼과 OB는 예외. 헤이스는 첫날 2벌타를 받고도 74타, 다음날 71타를 기록해 톱 20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2라운드를 마친 뒤 편안하게 호텔방에서 쉬고 있던 헤이스는 갑자기 그날 사용한 볼이 USGA(미국골프협회)에 승인을 받지 않은 볼임을 다시 알게 됐다. 4주 전 타이틀리스트사가 선수들에게 시범적으로 쳐보라고 한 ‘데모용(demo) 볼’이었고 헤이스는 테스트를 하면서 이 볼을 그대로 가방에 두고 토너먼트에 출전한 것이었다. 캐디도 이를 모르고 볼을 건네 준 것이다. 헤이스는 비록 PGA 투어 2승에 그치고 있지만 베테랑이다.하지만 상상도 못한 승인 받지 못한 볼로 라운드 했고, 양심고백으로 실격의 아픔을 맛봤다. 물론 금전적인 손해도 크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의 약물복용 등 거짓으로 얼룩지고 있는 미국 스포츠에서 한줄기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용기 있는 스포츠맨으로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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