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2000득점스파이크

입력 2008-11-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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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여자 프로배구 V리그 경기가 벌어진 25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 2세트 4-5로 흥국생명이 1점 뒤진 상황에서 김연경(20·흥국생명)이 C속공을 성공시키며 5-5 균형을 맞췄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993점을 기록 중이던 김연경이 7점째를 보태며 4시즌, 81경기 만에 프로배구 사상 여자선수로는 최초로 2000득점 고지에 올라선 순간이었다. 남여 통틀어서도 이경수(LIG, 2212점)에 이은 두 번째 기록. 대기록을 눈앞에 뒀지만 경기 전까지 일부러 득점 달성에는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애썼다는 후문이다. 얼마 전 발목을 다쳐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데다 팀이 개막전에서 KT&G에 발목을 잡히며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날 흥국생명이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1-25 25-17 22-25 25-18 15-10)로 역전승을 거둬서인지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의 표정은 밝았다. 이날 29득점을 올리며 통산 2022점을 기록하게 된 김연경은 “경기 전 언니들이 딱 6번만 볼을 주겠다고 장난을 쳤는데 약속과 달리 볼이 많이 왔다”고 농담을 던진 뒤 “대기록을 작성하는 좋은 날에 팀이 질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이 어린 나이에 이처럼 독보적인 존재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재능에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가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김연경 신인 시절 때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흥국생명 홍보팀 진혜지씨는 “고등학교 때 아무리 잘 했어도 처음에 성인 팀에 오면 주눅이 들기 마련인데 (김)연경이는 그런 게 없었다. 오히려 언니들을 리드했다. 경기 중 고비 때는 오히려 선배들이 (김)연경이를 의지했다”고 귀띔했다. 팀에서 공격 뿐 아니라 리시브나 수비도 책임져야 하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만 이런 부분도 역으로 즐길 줄 안다. 김연경은 “중학교 때까지 키가 작아 센터 포지션을 빼고는 모두 경험했다. 그 때 닦아놓은 기본기가 지금 많은 도움이 된다”며 “공격만 하는 것보다도 여러 가지를 하는 게 더 즐겁다”고 말했다. 프로데뷔 후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수술대에 오르는 힘든 과정 역시 낙천적인 성격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가장 듣기 좋은 말이 뭐냐고 묻자 “당연히 예뻐졌다는 소리죠”라며 너스레를 떠는 김연경. 그녀는 “이제는 득점달성 기록보다 해외에 진출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김연경은 구단으로부터 받은 2000득점 달성 보너스 100만원을 불우이웃돕기에 쓸 예정이다. 천안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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