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레임…“1년을참았다”가자!설원으로

입력 2008-11-26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하이원리조트개장첫이틀8천명‘북적’휘닉스파크리프트대기시간15분‘훌쩍’
그동안 어떻게 참았을까. 23일 오후 10시. 늦은 시간에도 영동고속도로 상행선은 교통 체증이 이어졌다. 올 시즌 처음으로 주말 개장한 강원권 스키장을 찾은 수많은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의 차량이 한 몫 톡톡히 했다. 강원도 정선군에 위치한 하이원리조트에는 22,23일 이틀 간 8000여명이 몰렸고, 휘닉스파크에는 5800여명, 용평리조트에는 4500여명이 집중됐다. 6면을 연 휘닉스파크의 경우 줄이 30여m 늘어섰고, 리프트 대기 시간은 10∼15분에 달했다. 전체 슬로프 중 1/4 정도만 오픈 한 사실을 감안하면 이용객 수는 성수기 수준과 비견할 정도다. 개장 초라 설질이 최상의 수준은 아니지만 1년 만에 스키장을 찾은 사람들의 눈은 그래도 행복함으로 반짝였다. 이들보다 부지런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주말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18일 오픈과 동시에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휴가를 내서 스키장을 찾은 열혈 마니아들이다. 개장 당일에는 줄이 주말 수준인 30m까지 늘어섰을 정도였다. 강원권 스키장 두 곳을 21∼22일, 이틀에 걸쳐 미리 찾았다. ○휘닉스파크-자연설이 더한 행복한 첫 라이딩 펭귄(초급자)과 호크1(중급자), 두 곳의 슬로프만 열었지만 평일이라 리프트는 전혀 기다릴 필요 없었다. 두 명 또는 한 명이 여유 있게 리프트를 차지하고 올라가, 라이딩을 시작하니 일본이나 유럽 스키장이 부럽지 않다. 슬로프에는 불과 30∼40여명만 있어 충돌의 두려움 없이 자유자재로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19, 20일 눈이 5cm 가량 내린 덕에 제설작업으로 마련된 인공 눈 위에 살짝 덮였고, 이로 인해 예년에 비해 설질이 비교적 나쁘지 않았다. 0.5도의 날씨에 볼을 때리는 바람을 맞으며 S자를 그리고 내려가니 상쾌함이 폐부를 찌른다. 저 너머 산에는 앙상한 나무들이 겨울을 거부하고 있지만 이곳에선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다니 얼마나 환상적인가. 가볍게 내린 눈은 걸어갈 때도 ‘뽀드득’하는 사운드를 만들어 경쾌하다. 이처럼 여유 넘치는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여건은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했다. 직장인 전수은 씨(33)는 “울산에서 5시간 차를 몰아 새벽에 도착했다. 주말의 번거로움을 피해 월차를 내고 왔는데 중간에 얼음이 다소 있기는 하지만 설질이 의외로 괜찮다”며 턴에 가속을 붙였다. ○용평리조트-야간 라이딩의 매력을 만끽하다 21일 오후 7시. 베이스에 위치한 수은주는 영하 5도를 가리켰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데 연신 손이 시려서 괴롭다. 하지만 설원을 질주하는 스키어와 보더들은 이런 추위를 전혀 못 느끼는 듯 했다. 핑크와 옐로 슬로프(초급자) 두 곳에서 유유자적 라이딩하는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로 입까지 가린 ‘중무장’으로 추위를 짐작하게 했지만 이들 군상이 내려오면서 만드는 라인은 오히려 뜨거운 광채를 발했다. 슬로프 곳곳에 설치한 조명은 눈에 반사돼 근사한 빛을 만들었고, 이는 다시 고글에 반사돼 아기자기한 이채로운 색감을 만들어낸 것. 야간 스키만이 선사하는 환경을 이들은 고스란히 즐겼다. 게다가 한 쪽에서 만들어진 인공 눈이 흩날리며 뿌리는 눈보라는 매력을 더욱 고조했다. 라이더들은 이곳에서도 대체로 만족감을 표현했다. 대부분이 ‘눈이 생각보다 괜찮은데’라는 반응을 보였고, ‘얼음 같다’는 편도 있었지만 이들조차 “얼음인데도 잘 나간다”며 첫 라이딩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다. 평창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