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청혼은‘바닷가에표류하는날잡아줘고마워’로”

입력 2008-11-27 07: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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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은 꼬치집에서…최고의 프러포즈 이벤트 준비 중’ 대표적인 노총각 가수 이현우가 드디어 웨딩마치를 울린다. 이현우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엘리제홀에서 결혼기자회견을 열고 “노총각 이현우가 드디어 결혼합니다. 앞으로 잘 살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현우와 백년가약을 맺는 주인공은 13살 연하의 큐레이터 이 모 씨. 미술 전시기획 일로 인연을 맺은 이 씨는 그림을 전공했다는 공통분모로 이현우와 급격히 친해졌고 올 봄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들은 1년여의 열애 끝에 내년 2월 21일 경기도 성남의 한 교회에서 웨딩마치를 울린다. 이날 결혼 기자회견을 연 이현우는 “기쁘고 얼떨떨하다”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고, 앞으로 잘 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꼬치집에서 소주를 마시며 청혼한 점, 예비 신부의 애칭이 ‘딸기’라는 것, 아직 프러포즈를 하지 못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 등을 솔직하게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결혼을 발표한 소감은. “일단 굉장히 기쁘고 얼떨떨하다. 처음 느껴본 기분이라 부담스럽기도 하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줄 거라 생각 못 했는데 감사드린다.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신부는 왜 안 나왔나. “동행해서 인사하는 게 예의지만 평생을 평범하게 조용하게 살아온 사람이라 언론에 노출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워하고 있다. 그 친구의 입장을 고려해 혼자 나오게 됐다. 이해해 달라.” - 프러포즈는 어떻게 했나. “사실 프러포즈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기사가 나와 엉망진창이 됐다.” - 프러포즈를 아직 안 했다는 건가. “청혼은 했다. 프러포즈는 아직이다. 원래 그런 건 감동과 이벤트가 있어야하지 않나. 장시간에 걸쳐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잘못하면 평생 고생한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어서 그거 하나는 잘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들은 이벤트 사연을 잘 조합해 벤치마킹을 하려고 한다.” - 첫 만남은. “지난 해 여름 예술의 전당에서 미술 전시회가 있었는데 전시기획 측에서 나에게 그림 한 점을 출품해 달라고 했다. 그때 일로 처음 만났다. 결국 전시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그림과 미술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가까워졌다.” - 첫 인상은 어땠나. “첫 미팅을 가졌을 때 전날 먹은 술이 안 깨서 내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술 냄새도 났을 거다(웃음). 그 친구는 열심히 기획안을 설명하는데 나는 빨리 해장국을 먹으러 가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그 친구는 대충 대충 대답하는 나를 보고 ‘뭐 저런 게 다 있어’라고 생각했다고 하더라.” - 왜 청혼을 했나. “이 친구를 알게 되면서 내가 밝아졌고, 매일 똑같은 일상이 어느 순간부터 의미가 있어졌다. 늦게까지 일을 하고 지쳐있을 때 만나는 친구들이 있는데,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친구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평소 같으면 맨발로 뛰어나갔을 텐데 그 모임에는 가기 싫고 이 친구(예비신부) 생각이 나더라. 나에게 이 사람이 특별한 의미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길로 전화해 유치하고 진부한 표현이지만 ‘오랫동안 바닷가에서 표류하던 나를 잡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다음날 동네 꼬치집에서 소주 한 잔 마시면서 ‘결혼하자’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러겠다’고 대답하더라.” - 신부는 어떤 사람인가. “미술 전시기획 일을 하고 있고 건강미 있는 사람이다.” - 서로의 애칭은 뭔가. “여러 개의 호칭이 있는데 그 친구는 주로 나를 ‘자기’라고 부르고 나는 보통 이름을 부르거나 ‘딸기’라고 부른다. 그 친구가 좋아하는 과일이다.” - 장모님과 나이 차이는 어떤가. “사실 신부보다 훨씬 적은 나이차다. 그래도 많이 존경한다. 평생 키운 딸을 한 남자한테 보내는 일이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 나이차도 있고 연예계에서 기복 있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장녀를 맡겨줘서 깊이 감사드린다.” - 2세 계획은. “내 욕심으로는 3명 정도 낳고 싶다. 적어도 2명은 낳아야하지 않을까. 내가 아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아이를 만들고 싶다. 주위에서 아이가 생기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다들 얘기를 하더라. 아름다운 세상이라면 빨리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요즘 등산을 하면서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 결혼식은 어떻게 치러지나. “친구가 노출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해서 비공개로 할 예정이다.” - 노총각을 먼저 탈출한 3인방(윤종신, 윤상. 김현철)이 조언은 해줬나. “윤종신 씨는 알고 있었다. 기자회견한다고 했을 때 어떻게 말을 하라고 일러줬다. 사실 다들 먼저 결혼을 해 사이가 조금 소원했다. 나도 이제 결혼을 하게 됐으니 많은 조언을 얻기 위해 연락을 자주 할 예정이다.”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결혼한다는 발표 이후 팬들이 찾아와 꽃다발을 주더라. 너무 고마웠다. 결혼 후에도 가수로서 무대 위에서, 음반으로 찾아갈 예정이다. 많이 사랑해달라.”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악플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 나는 일생을 똑바로 산 사람이 못되기 때문에그런 부분에 대한 악플은 감내하겠다. 다만 나에게만 욕을 해 달라. 아무것도 모르고 평범하게 조용히 살아온 신부에 대한 욕은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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