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좋은두산,프랜차이즈스타와는잇단‘결별’

입력 2008-12-02 18: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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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8일 김동주와 함께 팀의 상징 이었던 홍성흔이 롯데와 FA 계약을 채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두산팬들의 가슴은 내려 앉고 말았다. 오랜 시간 함께한 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이별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홍성흔이 팀을 떠나게 되자 팬들은 프런트를 향해 일제히 비난을 퍼부었다. 그것은 홍성흔 한 선수를 붙잡지 못해 나오는 비난만이 아니었다. 지난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 된 뒤 ‘베어스’ 라는 구단이 스타급 선수에게 대하는 불성실한 태도에 쌓이고 쌓인 불만이었다. ‘인색한 투자’로 잘 알려진 두산은 FA 제도가 시작된 이래 단 한 명의 소속팀 선수와 FA 재계약을 맺었다. 2003시즌을 앞두고 안경현과 4년간 15억원에 계약한 것이 전부. 정수근, 이혜천, 홍성흔 등 팀의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동안 두산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애초부터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던 이혜천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한결 같은 말은 “자신을 알아주는 팀으로의 이적을 결정했다”였다. 그 말은 두산 구단이 제시한 계약조건이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주지 않았다는 말로 해석해도 된다. FA제도가 생긴 후 유일한 잔류 FA 선수였던 안경현 도 이번 오프 시즌 두산에서 방출돼 SK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두산의 기둥이었던 김동주 역시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어 2009 시즌에 잠실의 핫코너에서 김동주를 볼 수 있을지의 여부는 미지수다. 잠실야구장을 나눠 쓰는 ‘이웃집’ LG 트윈스가 신인 드래프트와 FA 계약에 수많은 돈을 투자하고도 2002년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것과는 달리 두산은 팀 내 거물 FA를 잡지 못하고도 유망주들의 성장세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다. 하지만 두산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내보낸다면 좋은 성적이 이어지더라도 팬들의 두산을 외면하는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다. 실제로 홍성흔이 롯데와 계약하던 지난 28일 각종 인터넷 야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두산 팬들의 프런트에 대한 성토가 끊이질 않았다. 한 누리꾼은 “이제 나는 더 이상 두산 팬이 아니다. 원년 OB 시절부터 베어스를 응원해 왔지만 이젠 다른 팀을 응원할 것”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도 ″매년 겨울이 두렵다. 간판 선수들일 해마다 잃는 심정을 다른 팬들은 알지 못할 것″이라며 하소연을 했다. 유망주를 잘 키워 저렴한 금액으로 상위권의 성적을 내는 것이 프로구단의 수준 높은 경영전략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팀의 기둥 역할을 해온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적절한 대우 역시 팬들의 인기를 먹고사는 프로구단이 해야 할 의무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조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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