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재미만점공연3편…알레그리아,학생부군신위,온에어시즌2

입력 2008-12-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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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팝콘 향이 관객을 괜스레 들뜨게 하듯, 공연은 단지 내용만 보러 가는 게 아니다. 공연장 ‘분위기’도 더없이 중요하다. 공연장 방문 자체가 오랫동안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 탓이다. 크리스마스와 각종 송년회를 앞둔 12월, 부모나 자녀에게 공연티켓을 선물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독특한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공연 3편을 소개한다. 공연장에 가는 그 날 하루만큼은 확실히 행복한 환상에 젖는 공연들이다. ○꿈의 공장, 서커스 ‘알레그리아’ 파란 천막을 열어젖히면 관객은 곧 동심의 여행을 떠난다. “와!” “어머!” “휴우” 짧은 감탄사를 연발하다보면, 공중곡예와 불쇼, 텀블링 등 음악과 어우러진 상상 속 퍼포먼스가 금세 눈앞에 펼쳐진다. 1994년 초연작 ‘알레그리아’는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의 9번째 작품으로 한국, 타이완, 두바이를 경유해 해외투어가 곧 끝난다. ‘태양의 서커스’는 퀘백에 있는 서커스 회사로 1984년 20여 명이 시작해 현재 1000여 명의 아티스트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40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공연기업이다. 이번 서커스는 작년 국내에서 공연된 ‘퀴담’의 연출자 프랑코 드라곤의 작품으로, 단어 뜻 그대로 ‘희망’과 ‘환상’을 선사한다. 서커스는 서울 잠실야구장 옆에 있는 ‘빅탑’에서 공연되고 있다. 막대과자의 진한 버터향과 빅탑 내 설치된 화려한 현수막· 기념품들이 발걸음 자체를 특별하게 만든다. 24m 높이의 기둥에 PVC 흰 캔버스 천으로 둘러싼 텐트들은 총 500개의 말뚝으로 지탱된다. 공연장 텐트 뒤로 있는 대형 컨테이너들은 스태프들의 학교와 식당, 화장실 등이다. 전력은 디젤 엔진으로 공급되며, 공연장 부지에 지역 주유소의 차가 주차돼 있다. 의료진도 항상 대기 중이다.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는 생애 꼭 한 번은 놓치지 않고 봐야할 공연이다. 가족들과 보면 좋다. 애수에 잠긴 음악들이 서커스의 화려한 동작과 어울려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관람 전에 ‘알레그리아’ 음반을 듣고 가면 좋다. ○한데 어우러지는 겨울피크닉, 마당놀이 ‘학생부군신위’ 여기가 체육관이야? 공연장이야? 잠시 헷갈리지만 둘 다 맞다. 마당놀이 ‘학생부군신위’의 공연장은 장충체육관이면서 동시에 마당놀이 공연장이다. 삼삼오오 등산을 마치고 들른 등산객들과 부부동반 모임, 주부들 친목모임 등 두루두루 어울려 찾고 있다. 공연장 앞으로 소라· 번데기· 군밤을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고, 떡이며 김밥을 공연장 앞 텐트 앞에서 나눠먹는 진풍경도 쉽게 발견된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대형체육관은 널따란 마당놀이 판으로 변신해있다. “이쪽에 앉는 사람은 안 보여도 팔자소관”이라며 배우가 너스레를 떨지만 사방 어느 곳에서 봐도 무리가 없다. ‘학생부군신위’는 동명의 영화를 현대적인 마당놀이로 옮긴 작품으로 박철수 영화감독이 그대로 연출을 맡았다. 공연장에는 중년 관객이 가득하지만 10대, 20대가 보아도 무방하다. 한국의 장례문화를 통해 속물적이나 동시에 정감 있는 가족 관계를 풍자해 보여준다. 이창훈, 신신애, 유퉁, 오정해, 홍경인, 김민수, 이재은 등이 관객들을 웃고 울게 만든다. 부모에게 선물하기 좋은 공연이다. 공연을 보고 나오는 중년 관객들이 “(배우자가) 있을 때 잘해야지”라며 한결같이 말한다. ○학생들의 탈출구 ‘온에어시즌2’ 불경기든 호황이든 꿋꿋하게 흔들리지 않고, 학문에 매진해야 하는 학생들! 수험생들의 숨통을 틔게 할 공연이 대학로에서 한창 인기몰이다. “이 공연은 안 보면 안 된대. 진짜 재미있대”라며 공연장 안 중고생들이 삼삼오오 수다를 떤다.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바로 ‘온에어시즌2’를 극찬하는 것이다 기획사에서도 예상 못했던 일이었다. 지난봄 공연된 뮤지컬 ‘온에어’는 방송국 PD와 라디오 DJ의 사랑을 다루며 잔잔한 인기를 끌었다. 시즌 2에 가수 연예인들이 출연하고, 가요 프로그램과 같은 쇼적인 재미를 주면서, 학생들이 방송 녹화현장을 찾듯 단체로 몰려들었다. MBC ‘커피프린스’에서 “마이찬”을 외치던 김동욱, ‘클릭비’의 오종혁, 자두, ‘디바’ 출신의 이민경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불경기에도 발 디딜 틈이 없다. 예약을 못 한 성인 관객은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다. 클릭비가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 초등학생, 중학생이었던 팬들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특히 수능을 마친 고3들이 끊이지 않는다. 수험생은 1만원, 학생단체관람은 1만5000원으로,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단체 관람 중이다. 예비 새내기 대학생, 수험생 자녀들에게 부모가 깜짝 선물하기에 좋다. 공연 도중 문자사연을 보낼 수 있고, 공연 끝부분에서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 학생들 반응이 폭발적이다. 수험생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만한 공연이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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